폴리, 나 좀 도와줘
헤더 히브릴레스키 지음, 김미란 옮김 / 걷는나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사는 동안 고민이 없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고민상당일지라고 해야할까? 이 책은 고민 상담자의 편지와 작가의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 잡지에 연재하던 것을 책으로 옮겼다고 한다.

 나도 많은 생각과 고민과 이런 저런 복잡한 마음으로 "나도 좀 도와줘!"하며 이 책을 폈다. 이 책 속에는 많은 고민이 있었고, 여러 사람이 나온다. 그들은 나와 전적으로 똑같지는 않지만, 역시 사람이라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 싶었다. 이 사람도 나같고, 저 사람도 나같달까? 폴리가 나의 많은 고민들을 이 사람들을 통해서 답해주는 느낌이었다.


 당신이 최우선으로 배워야 할 아주 중요한 실존주의적 춤이 있습니다. 바로 당신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동시에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고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춤이에요. 당신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요. 그 점은 아주 바람직해요. 그렇다면 이제 문 밖으로 나가서 원하는 것을 가지세요. ㅡ22

 망친다 해도 당신이 망가지는 게 아니라 그냥 그날이 완벽하지 않을 뿐이에요. 모든 날이 그렇듯이. ㅡ32

 당신이 썼듯이 당신은 소중히 여겨져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그 누구보다 관심을 가지고 당신 자신을 보살펴야 한다고요. ㅡ43


 망가진다 해도 내가 망가진 게 아니라 모든 날이 그럿듯 그냥 그날이 완벽하지 않은 것이라니... 이 간단한 말에 왜 이렇게 위로를 받는지... 요즘 이런 말에 위로를 많이 받는 걸보면... 나도 모르는 새 약간은 완벽주의자적인 생각이 있었나 싶다. 나는 완결도 완성도 별로 없는 인간인데... 아이러니다.  


 

ㅡ 47


 폴리가 완벽에 대해 많은 말을 한 건지, 아니면 나처럼 뭔가 그런 강박이 있는 사람이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위로가 참 많다. 아니면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이 그런 것이어서 그런 문장만 보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많은 위로를 얻었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당신은 나약하고, 맨정신이고, 망가졌지만 괜찮아요. 거기가 진짜 시작점이니까요. 당신을 그 상태에 던져 넣으세요. 그리고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뭔가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세요. 실망감, 상실, 우울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도 솔직하게 받아들이세요. ㅡ63

 나만의 공간을 갖고 나를 존중해 주되, 무관심한 사람들 때문에 그 공각을 줄이거나 무너뜨리진 마세요. 무관심 앞에서 사랑을 갈구하지도 마시고요. 무관심은 스스로 무너질 것입니다. 이게 당신의 진짜 인생이고 그 앞은 밝고 아름다울 거예요. ㅡ92

당신의 진짜 문제는 당신이 누구이고,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삶을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없었던 것에 있어요. ㅡ154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불안전한 것이 훨씬 낫습니다. 그건 누구보다도 당신이 더 잘 알잖아요. 완벽하지 않은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요. ㅡ166

 인생이란 완벽하지 않아요. 세상도 완벽한 곳이 아니고요. 가끔씩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과 당신 역시 완벽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잔하면서 했던 말을 또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기준을 낮추고 마음의 빗장을 열고 그들을 안으로 들여보내주세요. ㅡ178


 폴리는 완벽함은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 모든 날처럼 '그날'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고, '당신'도 완벽하지 않으며, '남'도 완벽하지 않고, '인생'도 '세상'도 완벽하지 않다. 완벽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기준에서 벗어나 나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고, 그렇게 인생을 이해하고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너무 바쁘고 컴퓨터 같은 완벽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나도 나를 무시하며 많은 날들을 살았던 것 같다. 나는 그런 세상 속에서 완벽하지 않은 내가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었나보다.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이런 '다른 점'때문에 저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원합니다. ㅡ183(본인이 이상하다고 인정한 여자)

 저는 당신이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똑똑히 안다는 점, 세상이 어떻든 자기를 스스럼없이 드러내 보인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당신은 누가 인정해 주지 않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사람이죠. 부디 이런 것들을 잃지 마세요. ㅡ188

 지금이 때입니다. 이 순간을 잡아요, 젠장! 격려와 의욕이 어디서 나올 건지 따위는 묻지 말고요. 위기가 당신에게 필요한 격려와 의욕을 줄 거예요. 그러니 이미 거기 있는 거네요. 당신은 지금 불행하고 실패자같은 기분일 겁니다. 완벽해요! 슬프고 화나고 실망한 에너지를 한껏 활용하세요. 그 에너지를 당신이 진정 사랑하고 하고 싶은 일로 옮기세요. ㅡ206

 저도 지금 새벽 5시에 이 글을 쓰고 있답니다. 바로 여기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이자 바로 저라고 생각하는 자리, 지금 인생을 이룬 자리입니다. 그 소중한 공간을 음미하세요. 모든 것이 당신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처음에는 그 공간이 지옥처럼 느껴지기도 할 거예요. 그러나 모든 것이 당신 손에 달려있기 때문에 결국 그 공간이 구원으로 느껴질 겁니다. ㅡ213


 이 책에서 격공했던 또 다른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닌, 다른 점 때문에'였다. "너의 이런 이런 모습이 있지만 그럼에도 너를 사랑해!" 이런 말도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반대로 "너의 이런 이런 모습을 사랑해!"라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그렇게 사랑해 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솔직히 사랑에 빠지면, 연애를 하다보면... 나는 나보다 그사람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까를 많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고, 그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면서 내 생각의 그사람을 만들고, 나도 거기에 맞추려고 하고, 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될 때 실망하고 말이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다. 내 맘대로 생각하고 내 맘대로 실망하고... 그런데 웃기게도 사람을 또다시 좋아하고 연애를 하면, 그 짓을 반복하는 나를 만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많은 사람들과 많은 고민들을이 있지만, 그것들의 고민들이 다르지 않다는 점에 있다. 누구는 연애에, 누구는 결혼식에, 누구는 친구에, 누구는 장래에... 많은 고민이 있지만, 그 결론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나 자신'을 보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든 먼저 나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면... 어떻게든 결론이 도출되지 않나 싶다. 문제는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데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지금 얻은 이 위로가 현재의 나를 보게 하고 현재의 삶을 보게 했다. 살아가던 방식을 쭉 돌아보라는 그녀의 충고가 격려가 마음에 박힌다. 모든 것이 변할 것이다. 내가 변할 것이기 때문에.


 당신이 지금 살아가던 방식을 쭉 돌아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기억해 두세요. 이제 막 모든 것이 변하려고 하니까요. ㅡ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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