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칵 마음이 쏟아지는 날 - 아무 일 없듯 오늘을 살아내는 나에게
가와이 하야오 지음, 전경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많은 때 왈칵 눈물과 함께 마음이 쏟아지는 날들이 있었다. 이걸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날. 이 책을 처음 만난 날도 그런 날이었다. 처음엔 제목에 끌렸다. 제목이 어찌나 가슴에 와닿는지.. 그 제목만으로도 내 마음을 울렸다.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전에 산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좋든 싫든 살고 있는 것이다. ㅡ13

괜찮지 않은 날도 아무 일 없듯 '살아내는' 것,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ㅡ14

고민하고 괴롭고 마음이 흔들릴 때, 머릿속을 꽉 채울 정도로 마음들이 쏟아질 때는 의식하지 않아도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아주 강렬한 의문이 밀어닥칩니다.ㅡ46

'별것도 아닌 시시한 일에 마음을 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곱게 접어버리셔도 됩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찾기 위한 힘든 여정을 버티고 있으니까요. ㅡ47

정답이 없어서 인생이 더욱 재밌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다들 '정답'이 어느 쪽인지 찾으려다 결국에 '나'를 잃어버립니다. '어땋게 사는 것이 정답인가'하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이 아닙니다. ㅡ49

평생 꾸준히 80점 인생을 살았는데, '나는 왜 일이 잘 풀리지 않을까'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100점을 맞아야 될 때,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ㅡ59


 이 책은 가와이 하야오라는 심리학자의 말을 모은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멘토인 사람이자 융심리학자인 그가 무슨 말을 할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폈다. 이 책은 7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ㅡ너ㅡ배우자ㅡ아이ㅡ비밀ㅡ꿈ㅡ 듣기' 특히 아이들에 대해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봐도 참 좋을 것 같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명언이 떠올랐다. 정답 없는 인생에서 정답이 아닌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그저 살아가라고 말하는 이 말마저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좋은 날이 있으면 힘든 날도 있는게 인생이라는 것을, 너만 그런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참 좋았다.


'이해한다' 또는 '이해받는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는 길을 가다 뭉칫돈을 발견하는 확률 못지않게 매우 드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를 받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더불어 상대방을 먼저 헤아리지 않으며 안 됩니다. 적어도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자기 이해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받고 싶다면 역시 상대를 사랑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ㅡ25

우리는 수많은 문제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럴 때는 지금의 상태를 탓하지 말고, 자신을 먼저 돌아보며 평온한 일상과 마주할 수 있는 '열쇠'를 찾아야 합니다. ㅡ28

실제로 삶이란 엉킨 실을 푸는 것과 같습니다. 서로 한데 뒤섞인 실을 풀려고 할 때, 조바심을 내고 그 안에서 실 하나를 억지로 빼내려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면 실은 점점 더 꼬여버립니다. ㅡ32

어떤 일이든 조금씩 살살 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나중에는 눈 깜짝할 새에 술술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날뛰는 마음을 끌어안고 어루만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ㅡ33


 이 책은 너만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고, 너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넘어간다. 네가 이해받고 싶다면, 너도 남을 이해해야 한다는 그 간단한 진리를 말하는데 왜 이렇게 와닿는지 모르겠다. 나도 인간관계에서 '내가 이렇게 힘든데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왜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잃어냐냐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나도 다른 사람을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나 자신의 상태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나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간단하고도 당연한 사실이 왜 그때는 당연하지 못했는지.

 

 

 

 

'나ㅡ너ㅡ배우자ㅡ아이ㅡ비밀ㅡ꿈ㅡ 듣기' 이 7가지의 주제로 고민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 나도 중요하고 너도 중요하고 우리로 있을 수 있고, 그 가운데 열매가 생기고... 그 관계 가운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고민 아닐까.


 이 7가지 소제 중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듣기'였다. 내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기 원한다면, 내 귀가 먼저 뚫려 있어야 한다는 그 말은 참 당연한 건데... 너무 많은 때 잊고 사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부분을 마지막으로 같이 공유하고 싶다. "마음은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말은 누군가가 들어주기를 바랐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맘이 이렇고, 너의 마음이 이럴지.. 새해엔 내 귀도 조금 더 열고, 마음도 조금 더 열고.... 더 듣고 볼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