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인 파리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임 옮김 / 살림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허니문 인 파리


허니문 인 파리는 ' 조조 모예스의 신작으로 책이 발간 되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던 책이다. 과연 파리의 허니문은 어떤 모습일지, '그' 조조 모예스가 어떻게 그렸을지 말이다.


이 책에는 두 커플이 나온다 1912년도의 커플과 2002년도의 커플. 파리에서 허니문을 보내는 이 시대를 뛰어넘는 두 커플의 연결은 에두아르의 '화가 난 아내'라는 작품이다. 이 그림이 궁금해져 열심히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다만 에두아르 르페브르는 에두아르 마네를 차용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매장을 사진들이었다. 파리의, 그리고 연인들의, 부부의 사진들이 글의 한쪽 면을 차지 하고 있었다. 개중엔 여백에 책 안의 글을 적어 놓은 부분도 꽤 눈에 뛰어 좋았다. 책의 좋은 구절들을 써 놓아서 좋았다.

 


1912년의 커플의 상황과 2002년도의 커플의 상황은 꽤나 다르다. 12년의 커플은 가난한 화가남편과 점원이었던 아내가 있고, 2002년에는 신혼여행보단 사업가와의 미팅이 중요한 남편과 그런 남편에게 실망하고 애정을 갈구하는 아내가 있다. 


"당신이 내 그림을 그리고, 또 아무도 나를 당신처럼 바라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나는 당신 사람이었어요. 당신은 나의 가장 좋은 면만을 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내가 아주 근사한 사람이 된 것 같았어요."

 

"사랑스러운 내 아내. 당신은 이것만 기억하면 돼. 당신을 알고 나서야 나는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


2002년의 아내는 신혼여행지에서조차 혼자인 자신이 싫고, 1912년의 아내는 남편이 못난 자신을 내두고 매력적인 모델들과 전처럼 무분별한 생활을 할까봐 하는 걱정으로 화가 난다. 연도도, 처지도, 사람도 다른 두 커플은 시간이 지나도 우리의 관심은 여전히 사랑이며, 사랑은 언제나 쉽지 않지만 사랑만큼 쉬운 것도 없다는 걸 보여준다.


'어쨌든 이런 게 결혼생활이다. 양보와 타협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적응하는 게 힘들어요. 내가 결혼생활에 잘 맞는다고 생각 했었어요. 지금은, 정말 모르겠어요. 그것에 도전할 만한 기질이 있는지 확신이 없어요."


양보와 타협의 기술이 필요한, 적응이 필요한 일... 나는 아직 결혼을 해 보지 않았고, 그러므로 신혼여행을 가본 적이 없으며, 심지어 파리도 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런 게 결혼이라면 신중히 고려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부인의 결혼생활에서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부인 남편이 아니에요. 부인이, 그리고 부인 남편이 걱정해야 하는 것은 소위 이 의논 상대의 조언이에요."


친구라고 소개해 준 사람보다 나은 집시 여자의 말이다. 의논 상대를 잘 골라야 한다는 충고의 말. 전에 화가 남편이 모델로 삼았던 친구로 지내라는 여자가 심어놓은 의심의 씨앗이 둘 사이를 갈라 놓았듯, 똑같이 모델을 했던 집시 여인의 말은 밤거리를 떠돌았던 아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 두 커플의 공통점은 앞서 말했듯이 '화가 난 아내'들이다. 어떤 그림인지 정말 궁금하다. 1912년에 그려진 그림이 2002년도의 한 커플에게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 스토리텔링이 잘 된 것 같다. 아쉽고도 좋은 점은 책이 짧아서 후루룩 봤다는 점 정도? 어떤 가슴을 울리는 글이 나올까 기대했는데, 이번엔 막 결혼한 신혼부부들과 그들의 불안과 그리고 희망을 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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