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개자식 뷰티풀 시리즈
크리스티나 로런 지음, 김지현 옮김 / 르누아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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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개자식이라니 제목부터 자극적이다.
거기에 부제는 "나쁜 남자는 이렇게 다루는 거야" 정말 자극적이다. 내용도 그랬다.

잘생긴 개자식이라니... 얼마나 잘 생겼길래 '개자식'이라는 욕 앞에 '잘생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일까?


그는 '잘생긴 개자식'이다.

베넷 라이언 멍청이 사전에는 '지각'이라는 단어는 없다. 물론 '마음'이나 '친절', '연민', '점심시간', '감사합니다'같은 말도 없을 것이 분명하다.

-근 일 년 동안 잘 참아왔다. 효과가 있었다. 언제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상사다운 엄격한 태도를 유지했다.뭐 약간은 재수 없는 개자식처럼 굴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래도 잘하고 있었는데 그만 통제력을 잃고 말았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는 남주의 시점)

소재는 오피스 러브로 그다지 새롭지 않았지만, 그것을 넘어선 글이 흥미로웠다. 이사와 비서라는 흔하다면 흔한 소재였는데, 생각보다 무척 재미 있었다.


내 몸은 그의 몸과 조화를 이루려 하나의 리듬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의 시선과 손길, 그리고 그가 내는 모든 소리에 내 몸이 반응했다. 이런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그가 사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정말 싫었다. 전에는 이런 식으로 자제를 잃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나를 이렇게 만지면 나는 자제력 따위는 당장 창밖으로 던져버리게 된다.

-내가 왜 이러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클로에 밀스가 치놀리 자식과 데이트하는 건 절대로 안 된다. 그것만은 분명하다.

-나는 망했다. 도저히 맨정신으로 오늘 저녁을 잘 넘길 수 없을 것 같았다.

잘생긴 개자식과 매력적인 여비서의 썸은 자극적이고 판타지적인 것 같다. '팬티'라는 자극적이고도 흥미로운 소재를 잘 이용한 것 같다. 거기에 여자와 남자가 번갈아 화자가 되면서 알 수 없는 서로의 속마음을 알 수 있어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조엘은 정말 괜찮은 친구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두 사람이 잘어울릴 것도 같다. 하지만 다른 남자가 그녀에게 손을 댄다는 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의 근육에 힘이 들어갔다. 멈출 수 없다고 그녀에게 털어놓았던 차 안의 그 순간이 떠올랐다. 허세로 무장한 지금도 멈출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마약이다. 이런 느낌은 모든 각성과 이성적인 생각을 앗아간다.

-또다시 그녀에게 당했다. 내가 시작한 게임이었지만 그녀가 이겼다.

그의 체취가 밀폐된 공간을 가득 메웠다. 그의 매력에 내가 저항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기억해낼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나는 그에게 포위당했다.

그의 눈을 피해 영원히 달아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말 그러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

오피스 러브라는 점, 그리고 삼각관계로 인해 남자의 마음을 눈치챈다는 점,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어도 사회의 시선이 두려워 헤어진다는 점, 결과가 해피엔딩이라는 점은 이 소설이 진부한 로맨스 소설이 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신선한 제목과 소재의 식상함을 뛰어넘은 섹슈얼 판타지의 충족과 진부하지 않은 문체가 이 소설의 강점인 것 같다. 얼핏 다른 로맨스와  비슷해 보일 수 있었는데, 몇몇 요소와 문체로 다른 소설들과 구별되는 오랜만에 보는 '재밌는' 로맨스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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