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제인 오스틴 미스터리 1
스테파니 배런 지음, 이경아 옮김 / 두드림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에 흥미가 있었기에 이 작품이 더 기대되었다.

일종의 팬픽이긴 하지만, 실제 제인이 남긴 편지와 일기를 토대로 쓰여진 작품이라 더 더 기대가 되었다.

작품의 초반에는 아래와 같이 등장인물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보지 않고 작품 내에서 등장인물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가장 마지막에 봤다. 
 

 

 

 

청혼을 거절하고 도피성으로 스카그레이브 저택에 오게 된 제인은 더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친구의 결혼식 축하파티는 곧 늙은 새신랑의 장례식장이 되고 만다.

잠시 주위를 살펴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좀 더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렇게 털어놓아도 용서받을 수 있겠지. 여자란 원래 호기심 덩어리니까. 

기분을 전환하려고 하트퍼드셔에 왔다. 그런데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이었다. 내가 예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죽음보다 생생하고 끔찍한 죽음. 스카그레이브 백작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목격하고 어쩔 수 없는 무력감을 절감하게 된 건 내 비겁한 행동의 대가이리라. 최악의 상황은 도피해봤자 언젠가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니까. 

 

제인은 처음에는 초대받은 친구의 자격으로 가지만, 점차 사건의 주요인물로 부상하게 된다.

 

 

 

 

 

이 책을 보면서 문체가 참 흥미로웠다. 보면서 '오만과 편견'이라는 작품이 참 많이 오버랩되었다. 제인은 엘리자베스 같았고, 사건의 주요인물인 피츠로인 백작은 머리색을 제외하면 다아시와 흡사하다. 이 작품에서 제인은 스물일곱의 노처녀로 자신을 말한다. 외모도 머릿결도 별로인... 자신의 장점은 이성적 사고 뿐이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중위가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 걸 보면.. 분명 매력적인 여자였을 것 같다. 뭐, 내 주관적인 팬심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어지는 저녁 내내 나는 페인 경이 꽤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그도 그럴것이 자작은 단 한 마디만으로도 말솜씨가 느껴지고 침묵이 오히려 도발로 느껴졌지만, 이후의 파트너들은 입을 열면 재미가 없고 입을 다물면 더 재미가 없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런 내 마음은 다 짜증과 불만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내 마음속에는 질투라는 악마가 살고 있다. 내가 타고난 분별력과 재치를 포기하는 대신 페니 델라하우세이의 외모와 부를 얻는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아름다운 외모에 부유하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나는 알 길이 없다. 내가 주위 남자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쾌활함 덕분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미친 짓인 것 같아요. 사랑하니까 그랬겠죠."

"제인,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슬픔과 날아오를 것 같은 지극한 기쁨을 동시에 느껴본 적 있나요?"

"아무것도 모르고 죽어서 다행이라니, 이렇게 참혹한 일이 또 있을까."

스물다섯이 된 날도, 스물여섯이 된 날도 오늘만큼 덜컥 겁이 나지는 않았다. 스물일곱이라는 나이에는 더 이상은 피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그 뭔가는 십 대를 넘긴 여자에게, 특히 결혼하지 않은 여자에게 확실하게 존재한다. 어쨌든 저택의 그 누구도 오늘이 내 생일이라는 걸 몰랐으므로 나도 말하지 않았다. 너무 과한 진지함은 관심을 끄는 법이니까. 

"사람의 성격만큼 관찰할 가치가 있는 게 또 있을까요?"
"저는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성격은 실망만 안겨다 주죠. 누군가를 잘 알게 될수록 그 사람을 좋아할 수 없게 됩니다. 혹은 나 자신이 싫어지거나."

 

친구인 이소벨부터 해서 피츠로이 백작, 헤럴드 경, 톰, 조지... 그녀는 그들 각각의 조각난 자료를 가지고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많은 실마리들을 얻게 되지만 음모의 올가미를 씌우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녀는 친구를 도와주려다가 사건의 증인이 되어버리고, 신부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을 재판하는 상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친구를 구하려고는 하지만...

 

 

 

 

절망감이 들 정도로 현실은 냉정하다. 그러나 그녀의 계속된 나아감에 결국 진실을 드러나고, 서로 사랑하는 남녀는 풀려나게 된다. 좀 아쉬웠던 것은, 그녀가 문제를 해결하고 진실에 접근한 건 맞지만, 여탐정이라 불리기는 조금 아쉽다는 점이다.

 

나는 그날 밤의 불행한 사건에서 완전히 회복되었다. 목에 난 멍자국도 사라졌고, 한 가지 결심을 세우기도 했다. 앞으로는 어떤 청혼이든 피할 것이다. 내 거절로 교회의 저택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 일이 또 벌어져서는 안 되니까. 스카그레이브 사람들은 나러럼 생각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이 시대 작가들이 쓴 풍속소설이 다 그러하듯 이 이야기도 온통 결혼으로 끝이 난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그녀의 이성과 재치와 유머를 내세운다. 그 시대의 작가들 중 한 명인 그녀가, 그것도 결혼이라는 소재로 소설을 썼던 그녀가 위와 같이 썼다는 것이 흥미로우면서 재밌다.

참 즐거운 사실은 이 책이 겨우 시리즈의 1권이라는 것이다. 다음 권이 그 다음 권이 참 기대되는 작품이다. 제인 오스틴의 팬이든 아니든 볼 만한 책이지만, 그녀의 팬이라면 꼭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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