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구역 소년 오늘의 청소년 문학 6
샐리 가드너 지음, 줄리안 크라우치 그림, 최현빈 옮김 / 다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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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7구역소년"

소년 스텐디시는 7구역에 사는 소년이다.

성장소설로 좀 유쾌한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에게 이 책은 좀 무겁게 다가왔다.

 

책의 본 내용이 시작하기 전,

작가의 말이 내 가슴을 때렸다.

 

학교에서 무시당하고 상 한 번 받아본 적 없는, 꿈꾸는 당신을 위하여 내일을 가질 당신에게.


무슨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이 더 커졌다.

 

만약에......
그랬다면 지금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 거다. 알다시피, '만약'은 하늘의 별만큼이나 끝없이 이어지니까. 

"선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들이 있는가 하면, 너 같은 사람도 있어, 스탠디시. 상상력 공원에 한 줄기 바람 같은."

지금은 암흑의 시대다. 우리는 노래하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바다 건너에 있다. 
여기는 하늘이 무너져 내린 지 오래다. 

나는 절대 울지 않는다. 눈물이 무슨 소용이야? 할아버지는 자기가 한 번 울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진흙탕을 만들며 쓸데없이 낭비될 뿐일 짠물. 눈물은 모든 걸 집어삼키고, 목이 메게 한다. 또 소리를 지르고 싶게 한다, 눈물은.

헥터가 없다는 걸 견딜 수 없는 거다. 그들이 헥터를 어디로 데려갔는지만 안다면. 헥터가 괜찮다는 것만 안다면, 내 배 속에 자리 잡은 매듭이, 매일 더 단단히 조여지는 이 매듭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는 현재에서 시작해서 과거를 회상하다가 다시 현재의 흐름으로 돌아가는 식이다.

이 소설의 배경인 마더랜드-7구역은 뭔가 어두운 분위기 이다.

사람들은 초록파리들을 무서워하고, 강제하고 강압하는 분위기 이다.

마더랜드의 원함을 달에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것이다. 

 

스탠디시는 소위 왕따이다. 오드아이인데다가 난독증이 있어 글을 잘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 뒤에 작가의 말을 보면서 작가도 난독증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난독증이 있는데 어떻게 글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지...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놀랍다.


나는 글을 쓸 줄은 몰라도, 어휘 구사력은 높다. 나는 단어를 수집한다. 입 속에서 단어를 굴리면 사탕같이 달다. 

그때, 세상이 구멍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언제든 그 구멍으로 떨어질 수 있고, 그러면 다시는 빛을 볼 수 없게 된다. 사라진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의 차이를 알 수 없었다. 나에게는 둘 다 똑같이 느껴졌다. 둘 다 구멍을 남겼다. 심장에 구멍이 뚫린다. 삶에 구멍이 뚫린다. 구멍이 얼마나 많은지는 쉽게 보인다. 구멍이 하나 더 생기면 금방 알 수 있다. 집에 불이 꺼지고, 그 다음에는 집이 폭파되거나 해체된다. 

선생님이 사라지다. 엄마가 사라지다. 아빠가 사라지다. 헥터가 사라지다. 사라지다. 
나는 사라지지 않을 거다.
  

7구역에서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다. 사람은 소모품같은 존재가 되어, 사람들은 위의 눈치만 보면서 그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한다.

스텐디시의 부모님은 교사였다. 어느날 엄마가 초록파리에게 끌려갔고, 혀가 잘려서 돌아왔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는 그 날 밤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어느 날 헥터가 부모님이 살던 옆집에 부모님과 함께 오게 되었다.

헥터의 아버지는 과학자였는데, 우주선이 달에 못 갈 것이라 말해서 7구역에 오게 되었다.


그들은 전부 '메에'하고 울 줄 밖에 모르는 양떼다. 그 부적응자 무리 전부 말이다. 그들은 질문을 던질 줄 몰랐다. "왜"라고 묻는 희귀종은 한 마리도 없이, 그저 평범하게 털을 깎아내고 표백된 양들이다. 

그래서 주먹질이 다시 시작됐다. 나는 내 살을 벽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벽 안의 나를 괴롭힐 수는 없다. 만질 수도 없다. 

선생님 중에 왜 우리를 보호해 줄 늑대가 없는 거죠? 교육, 교육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세요. 선생닝은 우리를 가르쳐야지, 학생들을 머리가 터지도록 때리면 안 되잖아요. 

헥터가 사라진 어느 날, 방해자들과 적대관계인 마더랜드는 달에 우주선을 쏘아올릴 것이라 한 날이었다.

 늘 맞고 다니고 놀림감이었던 스텐디시는 시걸 선생님에게 대들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더이상 나약한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시걸 선생은 스텐디시가 자신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크게 웃던 꼬마를 잡아 때린다.

결국 꼬마는 머리가 터져 죽고 만다.

 

이 책에서는 폭력에 대해서 많이 나온다.

학생끼리의 폭력,

선생의 폭력,

나라의 폭력.

 

스텐디시는 모두에 돌을 던진다.


나는 창문 옆에 앉았다. 더 이상 공상에 빠져 있지 않았다. 현실이 너무 거대해서 상상은 모두 짓눌렸다. 
할아버지가 나를 꽉 붙들었다. 나는 끝까지, 그 끝이 무엇이든, 언제든, 끝까지 이 순간을 기억할 거다. 

달로 가는 우주선은 거짓이었고, 헥터는 자신의 목숨을 던져 세상에 돌을 던졌다.

청소년의 성장 소설이 아닌

민주 항쟁의 지도자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소년은 나의 마음에도 돌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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