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자들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김성훈 옮김 / 살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도살자들" 

 

처음엔 피가 튀기고 피가 흐르는 표지에 좀 걱정되기도 하고, 재밌을 것 같은 추리의 느낌이 왔다.

피가 흩뿌려진 표지도 인상 깊었지만, 여자의 얼굴과 Q도 흥미로웠다.

이 소설은 특별수사반Q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칼 뫼르크와 키미(키르스텐-마리 라센)이라고 할 수 있다.

칼의 시점으로 키미의 시점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대부분 칼의 시점이지만, 중간 중간마다 키미의 시점으로 글이 전개 되어 흥미를 유발한다.


여기서는 내 정체를 들키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 안의 악마들과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 나머지는 서둘러 내 앞을 지나쳐 가는 저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나를 해코지 하려는 빌어먹을 놈들, 무심한 눈길마저 나를 피하는 저놈들 하기에 달렸다. 

키미는 노숙자다. 많은 소리들이 들리는, 왜 노숙을 할까 미스테리한 여자다.

칼은 특별수사반Q를 끌어가는 사람이자 경찰이고, 이전 편에서 놀라운 수사를 이루어 낸 사람이다.

이 둘은 서로의 방식으로 과거의 사건의 현재화에 기여한다.

키미는 과거의 사건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있고

칼은 사건의 조각들을 모아 퍼즐을 맞추고 결론에 도달한다.


"그래, 바랜다고. 시들다, 사라지다, 뭐 이런 뜻이지. 양심의 가책은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네, 아사드. 오히려 그 반대야."
 

사건이 있다. 사건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제목에 대해서 궁금했다.

작가가 제목을 왜 도살자들이라고 했을까?

도살자들이라니... 어감이 너무 세지 않나? 아니, 그보다 가축을 도살하는 것도 아니고...

추리소설이니까 설마 사람을...도살하는 자들이라는 의미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아이들은 약에 취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교사들의 통제를 벗어나 자기 멋대로 행동하면서 그들의 권위를 비웃는 것, 이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 기숙학교 바로 옆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이 딱 그런 것이었다. 

울릭의 턱 근육이 실룩거렸다. 생각만으로도 흥분됐다. 흥분을 잘하고 참을성 없음, 이것이 그의 본질이었다.  

"글쎄요, 수사관님. 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희생자들을 위해 무엇 하나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우리 둘 밖에 없습니다. 모르시겠어요?"

이제 두 하이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지킬 박사들이 다시 등장할 때가 되었다.

 

이 글에는 한 명의 도살자가 아닌 '도살자들'이 나온다.

키미를 비롯한 패거리들.

돈 많은 집안에 태어나 자신들 외의 존재들을 가축 취급하는,

폭력에 쾌감을 느끼고, 동물을 사냥하듯이 사람도 사냥하는 자들이 나온다.

실제로 동물들을 사냥하고, 폭력이나 가학적인 섹스에 흥분하는 머저리들.

이 책에서는 상류층에 대해 주로 안 좋게 그려져 있다.

 

그 부모도, 그 자식들도 그리 좋은 시각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돈 많은 부자들은 아이들을 기숙학교로 보내 방치(?)해 버리고, 아이들은 마리화나에 취해

삐뚤어진 시각을 가지고 자란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 스스로 인간이 아닌 동물이 되었고.

그 폭력이 주는 쾌감에 취해 도살자들이 되어 무작위 폭력을 하고 다니게 된 것이다.

돈은 그런 그들을 잘 포장했고,

많은 과거의 사건은 묻힌 채 그들은 여전히 폭력 속에 쾌감을 즐기며 사회 상류층으로 살고 있다.

 

 

그리고 비단 그들 뿐 아니라, 다른 상류층들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그려져 있다.

그들에게 돈을 받고 뒤처리용으로 써지는 사립탐정 올베크나 패거리 중 한 명의 형인 법무부 장관, 그리고 같은 기숙학교 출신인 부반장, 그리고 그 패거리의 피해자였던 기숙학교 급우, 패거리의 부모님들.

특히 패거리나 키미의 부모는 정말 최악인 것 같다.

 

과거 사건의 조각들은 칼의 수사에 의해 조금씩 맞춰져 나가지만,

책의 끝부분에 키미의 시점에서 과거가 드러나면서 완전한 모습을 갖춘다.


그렇다면 남은 사람은 키미, 그리고 귀여운 어린 것, 그리고 카산드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리다. 저주 받은 두 명의 K와 작고 귀여운 수호천사 하나. 

카산드라 라센은 평생 좋은 것만을 즐기며 살아왔다. 그리고 이제 그것들이 그녀의 모습을 앗아갔다. 어떤 이는 말할 것이다. 사고였다고. 어떤 이는 이렇게 한마디 더 보탤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고
.  

 

키미는 K에 대해 증오를 느낀다.

아마 그의 부모 둘 다 이름에 K가 들어가고,

그녀를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만들었던 이들의 이름에 K가 들어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소설의 결말에서 나는 참 씁쓸했다.

그 패거리가 정의의 철퇴를 맞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들이 법 앞에 처벌 받지 않아서이다.

이 패거리들은 법 앞에서 자신들의 죄가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한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잃고, 돈을 잃고, 명예를 잃고 감옥에 들어가 썪을 시간을 두려워 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결말은 없다.

어쩌면 작가도 돈 많은 부자들이 법의 그물망을 어떻게 벗어나는지...

그들을 처벌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이런 결말을 낸 것이 아닐까 싶다.

 

무거운 주제 가운데, 작가의 위트있는 문제가 계속 책에 빠져들게 했다.

일이 많아 보는데 좀 오래 걸렸지만, 한 번 잡으면 놓치기 싫어 힘들었다.

아직 이전 책을 보지 못했는데, 작가의 필력이, 스토리가 그의 다른 책으로 나를 이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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