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정글만리1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정글만리 1권

 

정글만리는 참 제목과 같은 내용이다. 이 책의 무대는 중국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 위에서 한국, 중국, 일본, 거기에 서양인들까지.

더불어 누가 가장 이익을 보느냐 하는 정글의 전쟁 가운데 있다.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라! 종합상사원의 절대 수칙이었다. 아니, 절대 조건이었다. 아니, 절대 신념이었다. 그것을 실천할 수 없으면 영업하는 자가 될 수 없었다. 거절당할수록 찾아가라. 웃으면서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찾아가라. 그런 배짱과 용기가 없다면 일찌감치 여길 떠나라.
"여기서 상사원으로 성공하려면 중국사람보다도 더 느긋하고 두둑하게 벌틸 수 있는 지구력을 쌓는 게 기본 조건이고 절대 조건이에요.물론 상사원만이 아니고 누구나 중국에 살려면 그 만만디 훈련을 계속 해야만 해요. 혼자 성질 급하게 바둥거려봤자 되는 건 아무것도 없고 제 몸만 상하니까요."-전대광
"라면 하나씩만 팔아먹어도 13억 개다!"
 

이 책의 주 화자는 전대광이다. 그는 상사원인데 샹신원이라는 제법 괜찮은 중국 공무원을 꽌시로 데리고 있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화자는 자주 바뀐다. 그러나 주인공은 단연코 전대광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서하원이라는 잘나가다가 양악 수술 한 번 잘 못해서 망한 성형외과 의사를 데려와 중국에서 성형외과 사업을 시작하는 그는 매우 강한 인상을 준다. 이 책만 봐도 현재 중국의 모습이 어느 정도 보인다. 성형은 현재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사회를 운영해 가는 중국식 법칙이다.

 

런타이둬는 "사람이 너무 많아!"하는 불만에 찬 부정적인 말이었다...."그 말 속에 생략된 말이 있지. 사람이 너무 많아. '한 3억은 없어져야 돼'하는 말이지. 그런데 그 생략된 말 속에 또 한 마디가 감춰져 있어. '나 빼고 한 3억은 없어져야 돼'하는 생각을 하는 셈이지. 애들까지도 그 말을 입에 달고 사니까 중국 사람들 전체가 그런 의식에 젖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나 빼고 3억쯤 없어져 10억 정도로 줄면 좀 살기 편해지고 좋아지겠지 하는 생각인게야. 이게 중국과 중국사람들을 이해해 나가는 주요한 키포인트의 하나 될 수 있겠지. 너무 심하게 나밖에 모르고, 남의 일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철저한 이기심과 무관심 같은 것들을 비롯해서...."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런타이둬'

이 두 가지 말은 이 책에서 꽤나 자주 나오는 말이다. 그리고 그만큼 중국에서 많이 쓰는 말일 것이다.

이 두 말은 내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중국을 이해하는데 많은 느낌표를 주었다.

'다른 나라'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많을 때, 나와 같겠지 하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문화차이라는 것은 메꿀 수 없는 계곡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이해라는 다리를 놓을 수 있을 뿐.

전대광이 베이징대학에서 경제학을 하는 조카에게 한 말이다. 사진 속의 두 페이지는 이어지는 페이지이다.

나는 중국인들의 이런 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는 자국민들에게는 입장료나 대학비를 낮추고, 외국인들에게서 그 돈을 충당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반대이다. 외국인들에게 더 복지가 뛰어난 느낌이다.

대학을 다니며 참 억울했던 것 하나는 외국인이 나보다 더 싼 학비로, 더 싼 기숙사비로, 더 많은 혜택으로

같은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자기 갈 길 자기가 선택하겠다는 건데. 엄마 너무 오버하지 마. 감정뿐인 인간이 제일 경멸스러우니까. 

 

이 부분에서 한국 엄마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전형적인 한국인 엄마다.

이 책을 보면서 흥미로왔던 것은 일본, 중국, 서양의 눈으로 한국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교 하는 모습이 흥미로왔다.

한국 엄마들과 중국의 엄마들. 엄마들은 엄마들인 것 같다. 중국이고 한국이고 엄마들은 교육에 열을 올리고.

어느 나라든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는 것 같다.

위의 사진들은 일본이 본 우리나라이다.

이 일본 상사원들의 대화에서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우리나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대 독종의 나라.

독종의 나라라는데 왜 기분이 좋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정말 어서 8천만 국민이 되어 우리 민족의 어떠함을 떨쳤으면 좋겠다.

일본을 향해서 민족주의로 흥분하고, 국가주의로 달아오른 대중들은 익명성의 바다에서 맘껏 분노하고, 욕심껏 증오를 토해내고 있었다. 거칠 것 없는 분노와 증오로 불타고 있는 그 세상은 피냄새 진동하는 언어들이 난무하는 잔혹한 정글이었다. 

 

정글. 정글은 왜인지 잔인한 이미지이다. 먹고 먹히는 관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절박함 같은게 있다.

이 책의 제목은 정글만리이다. 이 먹고 먹히는 정글이 만리나 있다니....!

 

"...'중국'이라는 말뜻부터가 그 세 가지에 정답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세상의 중심이다. 그러니까 뭐든지 크고, 뭐든지 넓고, 뭐든지 많다는 자부심과 긍지감 말이다. 중국 사람들은 그런 의식을 저 먼 옛날부터 지녀왔고, 그건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그들의 의식의 DNA가 된 거야. 그래서 그들은 뻔뻔하게 배짱 좋고, 당당하게 배짱 좋고, 말도 안 되게 배짱 좋고 그런 거야....."-전대광

 

크다, 넓다, 많다.

중국의 표현 하는 세 단어이다.  뻔뻔하게 배짱 좋고, 당당하게 배짱 좋고, 말도 안 되게 배짱 좋고...

 

 다음 권에는 어떤 모습이 나올까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