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 개정증보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얼마나 매력적인 책인지... 제목에 흥미를 느껴서 보게 된 책이었지만, 보는 내내 나는 이 작가가 되어 추억을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흉터가 되어버린 상처를 어루만지는 느낌이었다.

사무치게 가고 싶은 곳이 있다. 그곳에 가면 나를 아프게 하는 모든 것이 사라질 것만 같다. 그곳의 이름만 들어도 목이 메인다. 하지만 그 이유 때문에 나는 그곳에 가지 않는다. 조금은 아픈 것이 인생이기에. 가고 싶은 곳 하나 쯤은 가슴에 여미고 있어야 하는 것이 인생이기에. 

나는 길 위에서 그것들을 바라보았고 조용히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깨달았다. 인생은 지나가며 사물은 사라지고 풍경은 퇴색한다는 사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 부디, 슬퍼하지 말자. 우리가 길을 추억하듯, 길은 때로 우리를 추억할 것이니
여행은 아스피린처럼, 파스처럼, 잘 만든 문장처럼, 불후의 재즈처럼, 연애의 입술처럼 그의 상처를 치료했다. 

그의 사진은, 언어는 아름다웠다. 비록 나는 글들이 더 좋았지만, 작가의 사진은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생은 그곳에 있었고 충분히 아름다웠다.  
여행은 때론 이런 식으로도 이루어지지. 오랫동안 계획을 하도 지도를 보며 여정을 짜고 트렁크를 수십번씩 닫았다 열며 짐을 꾸려야 하는 것만은 아니야. 누군가가 내게 보낸 엽서 한 장, 혹은 짧은 전화 한 통화로 우리는 아득한 거리를 달려가곤 하지. 그곳에서 우린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으니까.

여행이라는 게 결국 서성대는 거, 그리고 기웃거리는 거다. 담 너머에 뭐가 있나 하고 궁금해하는 거다. 그러면서 내 삶을 흠칫 뒤돌아보는거다. 

 

그는 갑작스레 떠나게 되었다. 처음 떠날 때는 실연의 아픔에, 그녀를 잃은 아픔에 도망쳤지만, 여행의 끝에서 돌아올 때는 연인과 함께 였다. 그는 떠남만을, 여행을 말하지 않는다. 실연을, 아픔을 말 할 뿐 아니라... 시간 가운데 새로운 인연을 말한다. 

 

 
여행, 우리가 우리를 위로하는 최선의 방법. 
삶은 우리에게 몰입을 요구한다. 우리는 최면상태가 아니고는 살아갈 수 없다. 레드 썬!
익숙한 통증은 없다. 아팠던 자리가 다시 아파도 통증은 늘 새롭다. 그래서 지겹다. 내 속에 머물고 있는 너처럼. 
그러니까, 이 세상의 여행자가 모두 100명이라면 여행을 떠나는 데는 100가지 이유가 있는거야. 그러니까 여행을 왜 떠나냐는 그런 멍청한 질문은 더 이상 하지 말아줘. 
 

여행은 우리를 위로하는 방법이고, 통증을 잊는 방법이다.... 모든 무덤에 이유가 있듯이.. 모든 여행에는 각자의 이유가 있다.

떠나고 싶다!!!!!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묻는다.

언제? 어디로? 왜?

계획하고 떠나는 것도 여행이지만, 계획 없이 떠나는 건 여행이 아닌가?

묻지마라. 그저 나를 위로하기 위함이니깐.

 

 

이유도 기약도 없었다. 위험하다고 했지만... 위험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었다. 나는 다만 너를 여행 중일 뿐이다.

 

 

우리가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길이 우리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눈물이 날 것 같은 건... 내가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일까. 길이 나를 잃어버렸기 때문일까?

내가 지금 아는 것 하나는 이랬든 저랬든...나는 뭔가를 잃었다는 것...

 

 

꽃은 질 것을 두러워하며 피지 않는답니다. 

땅끝에서 등만 돌리니 다시 시작이었다. 

 

상처에 대해 말하고, 떠남에 대해 말하고, 떠남 가운데의 인연을 말하다, 새로운 인연을 말하고, 상처의 치료를 말하고....

흉터를 말한다.

그리고 일상의 반복.

 

 

지구가 멸망하는 날은 정말로 월요일이었으면 좋겠다.

 

이 말은 나의 맘이고 월요일을 싫어하는 학생들의 맘일 것이고, 출근하기 싫은 직딩들의 맘일 것이다. 

당신의 맘은 어때요?

 

 

 

그게 인생이야.

 

짧지만 굵은 한 마디. "그게 인생이야."

가끔 화려한 조명이 비출테지만, 결국은 객석은 텅 비고, '우리'밖에 남지 않는다. 그래도 무대에 올라야 한다.

그게 인생이니까.

씁쓸하고... 씁쓸한... 인생이란 이름의 오늘.

 

 

비현실적인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걱정한다고 해결 될 일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꽃 한 송이가 지구라는 진리를 알게 한다.

 


세상의 모든 정거장. 최후의 정거장을 향해 한 발 한 발 우리는 내딛고 있는 거다. 

이 책은 내가 다시 돌아가고 싶은 단 하루의 봄날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작가가 돌아가고 싶은 단 하루의 봄날이었다.

그리고 나의 흉터였다.

상처가 난 뒤 모든 것이 아물었지만, 그 모습이 남아 아련하게 하는....

 

당신에게 이 책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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