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 - 로커 외길인생 김경호가 전하는 생을 건너는 법
김경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멈추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 끝났기 때문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멈추기 때문에 끝난가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음악의 여려 장르를 좋아하지만, 락을 참 좋아한다. 또 로커 김경호도 좋아한다. 그런 김경호의 자서전이라니 책을 피기 전부터 두근 거렸다. 멈추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니... 이 책을 보기 전 무릎팍 도사에 나온 그를 보았다. 그래서 그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대충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책으로 보니 더 그의 이야기가 다가왔다.


"왜 이렇게 나를 비참하게 만드세요?"

어느덧 스르르 눈아 감겼다.나는 꿈속에서 나의 무대에 올랐다.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렀고 청중들은 내 음악과 몸짓 하나하나에 환호성을 질렀다. 지독히 달콤한 꿈이었다.

 

김경호가 아버지에게 한 말이다. 읽으면서 가수 김경호의 무명시절에 놀랐다. 발라드 혹은 댄스가 유행했고, 기획사들은 그가 록을 포기하기를 원했다. '록부심' 나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지만.. 이 작은 단어 하나에 상처받은 그가 보이는 듯 했다. 아나운서이셨던 아버지, 어머니. 만능 잘가나는 형...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죽을 고비를 넘긴, 소심하고 왕따인 김경호. 락은 그의 탈출구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불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다....이불을 뒤집어 쓴 채 오로지 나 자신만이 스승이었고 청중이었던 그 기나긴 연습은 1집을 발표한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너는 록을 해야하는 아이야." 한 번도 내 노래를 들어달라고 한 적이 없었는데, 이승호씨는 나에게 어느 날 그렇게 다가왔다.

 

이승호씨가 누군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듣고 김경호는 얼마나 기뻤을까? 이 부분에서 나는 내가 그런 말을 들은 것 마냥 기뻤다. 꿈이 인정받는 기분이었을 것 같다. 모두가 록을 포기하라고 했을 때, 록을 해야하는 아이라니... 가슴 뛰는 말이다.


내가 꿈꾼 것은 로커였지, 대마초를 피우는 로커가 아니었다...음악한답시고 겉멋을 부리고 싶지도 않았고, 힘들다고 해서 다른 것을 의지하고 싶지도 않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해도 기회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실력을 키울 뿐이다.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무대에 서면 결국 관중과 호흡해야 해. 그들이 주는 눈짓 하나, 환호하는 목소리 하나가 너를 지탱해주는 힘이 될 거야. 그러니 혼자 있다고 생각하지 마. 사람은 늘 혼자지만 결국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야."

 

김경호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었고, 관중의 무서움을 아는 가수다. 이 책을 보면서 그에 대해서 많은 부분, 내 생각을 수정했다. 샤우팅 넘치는 김경호가 무명시절이 길었고, 국민언니가 신비주의를 했었고, 관객이 주는 환호에 기뻐할 줄 알며, 사소한 것에서도 사건 사고를 조심하는... 그리고.. 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와도 캔디처럼 또는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때 사람들은 앞이 보이지 않아서, 내 길이 명확하지 않아서, 길을 잃어서, 목적이 없어서 방황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김경호는 말한다. 목적지가 없으면 길을 잃을 일이 없고, 가고자 하는 곳이 있기에 방황하는 거라고. 생각해보니 맞는 말 같다. 목적지가 없으면 길을 잃은 게 아니고 길을 찾는 중일 것이고... 가고자 하는 곳이 있기 때문에 그 곳을 가기 위해 헤메는 것일테니 말이다.

 

 

 

어느 길로 갈지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방황이 시작되었구나 라고 생각하지만, 김경호는 그때가 여행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어느 길로 갈지 알 수없을 때... 그럴 때가 생각보다 많다. 분명 어딘가를 목표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 표지도 없어지고 사방이 똑같은 모래사막 한 가운데 나 혼자있는 기분.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것은 방황의 시작이 아니라 '여행'의 시작인 것이다.

단어 하나의 차이가 이렇게 희망적일 수 있다니... 놀랍다.

 

우리는 행복이 곧 끝난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고통은 영원할 거라고 믿어버린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밀려와. 사람 따라 한꺼번에 여럿이 달려들기도 하고 한 놈씩 차례로 오기도 해. 시련은 닥쳐봐야 안다. 내가 아무리 떠들어봤자 소용없어. 네가 직접 겪어봐야지. 아무튼 잘나갈 때 조심해. 어느새 네 옆에 나란히 앉아 있을거니까. 그놈이 "

 

행복은 곧 끝날 걸 알지만, 고통은 안 끝날 것만 같다. 이상하다. 행복은 늘 금방 사라지고, 어려움은 늘 나를 따라 다닌다. 좋고 나쁨은 반대라 늘 같이 하는데... 왜 사람은 행복보다는 고통과 함께 하는 걸까... 생각 하나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사실을 다시 본다.


삶은 기다림이다. 특히 꿈을 크게 가지면 가질수록 더욱 기다림은 깊어진다. 기회가 올때까지 노력하며 준비해야한다. 마치 사막 쟁기발두꺼비처럼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노래를 부르며 이 사막을 건넌다.
 

사막 쟁기발 두꺼비는 우기에 한 달 정도 활발히 활동하고, 번식하고 11개월을 사막 아래서 기다린다고 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 잡을 수 있다는 명언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이 책은 김경호의 자서전이면서 에세이면서 자기개발서이며 힐링도서라고 생각했다. 태어나자마자 죽었다 살아났고, 왕따를 당해 얻어맞고, 잘난 형에게 비교당하고, 간질로 고생하고, 꿈을 부정당하고, 바닥부터 시작하고, 음반을 내고도 한 푼 받지도 못하고, 심지어 방송을 못 하게 되고...빚을 지고... 희귀병에 걸리게 되고.........

그가 꿈을 포기하지 않았음에 고맙고 감사하다. 내가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음에 얼마나 기쁜지...!

 

그가 이겨냈을 뿐 아니라, 그의 팬들도 이길 수 있게 하는 김경호란 남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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