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한 삶
김경일 지음 / 진성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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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경일 교수님의 책이 나왔다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골랐다. 제목은 '적정한 삶' 책 제목을 보고 과연 인지심리학자가 생각한 적정한 삶은 어떤 삶일까 궁금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적정'하게 살고 싶어하지만, 솔직히 적정의 의미는 매우 추상적이고도 매우 어렵다고 본다. 나는 잘 살거나 못 사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적정하게 사는 거라고 생각하다. 보통이 얼마나 어려운지. 중간이 얼마나 어려운지 때론 매우 뛰어나거나 매우 못 나기보다 어려운 게 평범하고 적정한 것 같다.

나는 이 책에 서문이 참 인상 깊었다. 이 책을 서문에서 아래 인용문 같이 말한다.

기계를 오래 쓰려면 두 가지를 잘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움직이기와 주기적으로 움직이지 않기다.....인간도 일정한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는 기계라고 본다면, 적당한 움직임과 쉼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4



기계도 오래 쓰려면 적절히 움직여주고 적절히 쉬어주어야 하는데, 인간도 같은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적절히 일하고 적절히 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언뜻보면 이 책은 인지심리학의 입장에서 적정한 삶을 사는 법을 논리적으로 푼 것 같지만, 보면서 교수님이 인지심리학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적절히 살아도 된다고 독자들을 위로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이 한국인이 한국인의 입장에서 지금의 시대상을 잘 반영해서 독자에게 말하고 있어 더 좋았다. 직장내에서,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매일매일에 감정에 대해, 코로나 시대에서 그리고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고 살아나갈지에 대해 비춰주는 점이 정말 좋았다.

유튜브에서 교수님의 강연을 여러번 봤기에 알던 내용도 있었지만, 마치 강연을 듣는 것 같이 유쾌하게 글을 잘 풀어내셔서 글도 잘 읽혔다.

책을 읽으면서 교수님이 말하고자 하는 '적정한 삶'은 '만족하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딱 만족하고 살아야지 적정하다! 라는 말은 없었지만, 이 책의 처음과 끝에서 '만족'이 나오기 때문이다.

쉽게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다...만족감을 발달시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그간 잠들어 있던 감정을 깨워서 가장 적당한 수준으로 연마해야 한다. 나의 불안과 결핍을 제대로 감지하고 정확히 이해하듯, 만족감 또한 다른 감정처럼 섬세하게 다듬어서 가장 친근한 심리로 만들어 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 만족하면 곧 안주한다는 어리석은 통념부터 버리는 게 좋다...내 삶의 과목별 만족의 지점을 조심스럽게 알아차리는 것이 지금부터 우리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이제 내 인생의 답을 스스로가 알아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10

​이제 우리는 같은 자원을 가지고도 만족감과 행복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 나가야 한다. 최대로 부유한 삶이 아니라 '적정한 삶'이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다......적정한 만족감과 적정한 멈춤이 없으면 길 잃은 인생을 살게 된다.-354



만족하는 것은 부족하거나 갈구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교수님은 결핍을 표현하는 단어보다 만족을 표현하는 단어가 훨씬 적은 것을 말하며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만족을 모르는 존재인지 말한다. 하긴 당장 나만 해도 '만족'하고 사는 것이 얼마나 있는지......

같은 자원을 가지고도 만족감과 행복감을 극대화 할 수 있으며 내가 과연 어느 부분에서 어느 정도일 때 만족을 느끼는지, 어떻게 해야 행복하고 만족을 느낄 지 미세하게 예민하게 아는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것 같다.

교수님은 내 인생의 답을 스스로가 알아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확실히 그렇다. 요즘은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쳐흐르고 '나' 스스로가 뭐든 할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생각하는 대로 될 수도 있는 시대인 것 같다. 그런 시대에서 '나'에 대해 예민하게 아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아직, 그리고 아마 평생 '적정한 삶'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하면서 살아가겠지만, 우선 먼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또 어떤 정도에, 어떤 것에, 얼마나 행복을 느끼지부터 차차 고민해 보고, 알아가야 겠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독자분들의 '적정한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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