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하게 되었다'라니... 너무 자극적인 제목인 것 같다. 요즘 비혼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삼십대 초반에 나는 이런 책들을 점점 많이 보고 있다. 이 책도 그런 관심으로 인해 보게 되었다. 왜 작가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고, 또 왜 못하게 되었을까. 안함과 못함의 차이는 꽤나 큰데 작가는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의 궁금증이 계속 일었다.
막연히 나도 하겠지의 시기가 지나고 웬지 나만 뒤처져가는 것 같은 비혼의 또는 미혼의 삼십대. 삼십대 후반의 예민희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조금은 슬펐다. 작가가 프롤로그에 '옛날옛적 어느 먼 나라에서 예민희라는 아주 예쁘고 착한 공주님이 살고 있었어요'가 아닌 '2020년 대한민국 서울에 별로 착하지도 그다지 예쁘지도 않은 30대 예민희가 숨은 쉬고 있어요'라는 이야기라는 글이 인상 깊었다. 비혼이 그저 평범한 이야기가 되고 있는 현실이 조금은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