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 같이는 아니지만 가치 있게 사는
권미주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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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에 대하여 사회적 시각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 비혼 여성이라 하면 노처녀라고 불리기 쉽상이었고, 그들은 히스테리를 부리고 못난 이미지가 강했다면 어느 순간 그들을 지칭하는 단어가 골드 미스가 되었다. 골드 미스인 그녀들은 결혼은 '못'했지만 당당하고, 자신을 꾸미고 살았다. 이제 오늘날의 그녀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비혼 여성이다. 못난 사람이나 잘난 사람만 비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우리도 비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나는 완전한 비혼주의자는 아니다. 작가도 말하지만, 처음부터 결혼이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그냥 멋진, 내 삶을 온전히 함께 해도 좋겠다 싶은 사람을 아직 못 만난 것이다. 만나면 결혼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그런 사람이 없고, 그래서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달까? 굳이 아무나 만나서 결혼해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 때문에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 같다. 이 여자는 같이 살지는 않지만, 어떻게 비혼 여성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잘 살고 있는 것일까하는 궁금증이 컸다.


내 나이가 어느덧 삼십을 넘고,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면서, 내가 결혼을 안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주변에 내가 비혼할 지도 모르겠다 말하기 시작할 즈음에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결혼은 못 한게 아니라 안 한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이 책의 저자도 그런 느낌인 것 같다. 혼자이기 때문에 내가 더 '나'를 잘 챙겨야 한다. 나를 책임질 사람이 나밖에 없기 때문에 나를 존중하고 나의 가치를 내가 더 찾는 것. 그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언제나 내가 가진 돈보다 훨씬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결코 내가 가진 돈의 많고 적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나의 목표는 돈을 모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돈을 잘 가치 있게 사용하며 사는가에 있음을 기억하자. -248


싱글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283



작가는 비혼 여성에 대해 말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인생 전체를 통과하는 내용들이 많이 보였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내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그런 것은 남녀를 떠나서 결혼하고 안 했고를 떠나서 중요한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 집에서 여유롭게 지내며, 여행도 다니고, 돈도 모으고, 그 돈을 가계부 써가며 내 인생에 통제력을 갖는... 이런 것은 누구에나 필요한 것이 아닐까.


비혼 여성으로서 그녀가 살고 있는 삶과 내가 추구하는 삶이 온전히 같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앞서 간 선배가, 내가 갈지도 모를 길을 홀로 걷고 있는 한 여성을 보며, 그녀 또한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처녀가 골드 미스가 되고 이제는 비혼 여성이 되었다. 점점 1인 가구의 비중이 높아져 간다. 전에 비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면 "멀쩡한데 왜?"라고 물었다면, 요즘은 "그래, 누구나 그럴 수 있지."로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낀다.

점차 비혼을 꿈꾸는 이들이 느는 것 같다. 그러나 뭐 이건 거창한 것이 아닌 나를 더 온전히 찾아가는 또 다른 길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들어났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인생 선배가 "나 이렇게 잘 살고 있어. 너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내가 결혼 할 지 안 할지 내 미래를 나조차 알 수 없지만, 이런 책들이, 이런 여성들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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