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유를 말하고 작가는 금주의 좋은 점들을 말한다. 인생의 진정한 기쁨을 알게되고, 수면의 질이 올라가고, 경제적으로 이익이 생기며,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고, 자신감을 갖게되며, 뇌까지 좋아진다. 물론 그게 멍청했던 게 똑똑해진다는 뜻은 아니며, 단지 본래 뇌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기본적으로 소설가의 글이라서 그런지 아주 잘 읽히고 재밌었다. 글에서 가끔은 정치로, 역사로, 인물같은 샛길로 빠지긴 했지만, 금새 돌아와서 금주해야 하는 이유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가고 술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제목이 술은 죄가 없다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아니 나도 어느 날부터 작가처럼 금주를 하게 되었다. 누가 권하지도, 시키지도 않았지만, 나도 작가처럼 금주를 하게 되었다. 아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봤지만, 책을 덮고 나서는 나도 내 금주의 이유를 궁금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나서 평해보자면, 이 책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봐도 재밌다. 일단 문체가 재밌고, 작가의 생각이 재밌다. 그리고 금주가가 자신의 금주의 이유를 돌아보는 데 좋다. 술을 마셨다 금주하게 된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으리라. 그리고 술을 마신다면, 이 책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애주가가 이 책을 읽는다고 금주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인생과 술에 대해서, 그리고 애주가가 왜 술을 끊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탐구해 볼 수 있으리라. 또 이것이 한 잔의 안주가 되면 그것도 멋있는 일이지 않겠는가(이렇게 꼬셔서 이 책을 읽고 금주하게 되면 초고 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