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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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벨 죽이기는 앨리스죽이기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로 피터 팬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미스터리 소설인데, 솔직히 처음엔 설정이 뭐 이러나 싶었다. 피터 팬은 폭력에 무감하고 살인에도 무감하며 때론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피터 팬은 웬디에게 웬디는 피터 팬에게 푹 빠져있다. 여기에 원작에 없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도마뱀 빌이다. 이 빌은 처음에는 잡아먹힐뻔 한 존재이지만, 소설 내내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소설이 처음에 좀 혼란스러웠던 것은 피터 팬의 폭력성과 현실 세계와의 이어짐이었다.

이모리와 빌의 관계는 기묘하다. 완전히 다른 인격, 신체, 능력을 지녔지만 둘은 기억을 공유한다. 즉 이모리가 체험한 일은 빌의 기억에도 남아 있으며, 반대로 빌이 체험한 일을 이모리도 기억한다. 구체적으로는 각자가 상대의 체험을 꿈속의 일이라고 느낀다. p.29

현실의 이과대학생 이모리는 꿈 속에서 도마뱀 빌이다. 이상한 나라로 가고 싶어하는 빌은 앨리스 죽이기에 나왔던 그 빌이라고 한다. 앨리스 죽이기를 보진 않았지만소설을 읽는데 아무런 지장은 없었다.

 

                       

이모리도 자기가 빌의 아바타라고 밝혔다. 그리고 어제 실려간 야가하시는 네버랜드의 '8번'이 아니겠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덧붙여 네버랜드의 누군가 죽으면 지구에 있는 아바타라도 죽는다는, 자신이 발견한 법칙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p.86

이 소설은 네버랜드 속 이야기와 현실의 동창회가 서로 교차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현실의 동창회의 멤버와 숙소의 직원들 등등이 꿈 속의 네버랜드의 아바타라인 것이다. 여기에 중요한 규칙 하나가 나오는데, 꿈 속의 즉 네버랜드의 아바타라가 다치거나 죽음에 이르면 현실의 아바타라도 다치거나 죽는다는 것이다.

그 예로 현실의 첫 장면에서 빌이 '먹히자' 이모리는 얼굴을 다쳤고 피가 많이 났다. 네버랜드에서 8번이 죽자 현실의 야가하시가 죽었고, 네버랜드의 팅커벨이 죽자 현실의 히지리가 죽었다.

 

                           

여기에 또 다른 법칙이 있는데 꿈 속의 아바타라가 살아있으면 현실의 인물도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모리가 히지리를 구하려 죽었는데 그것이 꿈으로 처리되어 다른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두 규칙은 소설의 후반부에 꽤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 소설의 주된 물음표는 '팅커벨을 누가 죽였는가?'와 '과연 웬디는 누구인가'인 것 같다. 네버랜드에서 많은 인물이 죽지만, 웬디의 요청으로 피터 팬은 왓슨 역할을 맡은 도마뱀 빌과 함께 탐정이 되어 범인을 찾는다. 소설의 모든 설정과 전개를 보면 그냥 피터 팬이 범인인데 왜 피터 팬에게 모든 권력을 주는가 하는 궁금증을 갖게 한다.

누가 팅크 즉 팅커벨을 죽인 범인이고, 누가 웬디인지는 소설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물음표로 남겨 놓겠다. 다만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피터 팬'이다. 왜 붙여쓰기가 아니라 띄어쓰가 되어 있는지 나는 소설 후반부에 가서야 깨달았다.

현실과 꿈 속을 오가는 스토리가 별개인듯 잘 연결되어 있다. 초반에는 좀 혼란스러울 수 있던 설정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교묘하게 잘 연결되면서 흥미를 유발한다. 초반에는 잔혹동화라고 생각했지만, 읽을수록 잘 만들어진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팅커벨 죽이기는 가독성이 꽤나 좋은 소설이고, 시리즈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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