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처음은 독일에서 시작한다. 미국과 중국의 전쟁인데 왜 독일이 나오는 거고 아랍이 나오는 거고, 미국에서 파견한 사람이 심지어 한국인이라 역시 소설이구나 싶었다. 심지어 이 변호사인 '인철'은 변호사답지 않게 추리에도 능하고 얼굴도 잘 생겼는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두 여인과 썸씽도 생긴다.
이 책은 합본으로 나온 것이지만, 원래는 2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1부와 2부로 책에서는 나눠놨다. 책을 읽으면서 1부는 조각 모으기이며, 2부는 조각을 조립하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했다. 소설은 잔잔한 것 같으면서도 다이내믹하고 조각들은 개별인 것 같으면서 연관되어 있었다.
독일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아랍을 거쳐 미국으로 넘어가고 러시아로 넘어갔다가 북한과 한국 그리고 중국 미국의 대립으로 넘어갔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작가가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푸틴 등 실존하는 각각 인물들에 대해 많이 조사하고 쓴 것이 느껴졌다. 물론 작가의 생각이 들어가있는 것이 없진 않았지만, 실제 이 인물이었으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고민이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소설에서 독자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기 위해서 인지 아니면 실제 정상들이 그렇게 많이 묻고 답하는지 모르겠지만, 소설에서 열심히 현 상황 또는 소설이 가정한 현실을 설명하려고 하는 점들이 많았다. 각 정상이 나오는 장면 장면 마다 3가지, 5가지 씩을 들어가며 설명을 해주는 것이 어느 면으로는 좋았지만 어느 면으로는 조금 지루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위의 것과 비슷한 내용이긴 한데, 중간 중간 작가의 의도가 너무 읽히게 글을 썼다는 점이다. 여주인공 중 한 명인 '이지'의 정책 제안에 대한 내용이었다. 작가는 틈틈히 많은 인물들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몇몇 부분에서 그것이 등장인물이 아니라 '작가의 발언' 같이 느껴져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독일에 수사를 하러 갔다가 강요된 자살을 깨닫고 그 내막을 파다가 여FBI랑 썸씽이 생겼는데, 그 여자가 흑막의 동생일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또 수사를 하다가 잘못돼서 위험에 처했는데 마침 근처에 있던 한국인에게 구해졌는데 그 은인이 내 이상형의 여인일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