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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음, 태교 동화 - 우리 신화에서 찾은 일곱 가지 지혜
이유민 지음 / 길벗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뱃속의 아기에게 들려주고 있는 3번째 태교 동화는
<엄마 마음, 태교 동화>예요.
우리 신화 7가지 이야기를 담았어요.
일러스트도 예쁘고, 동화도 곱고 예쁜 말로 표현되어 있어요.
아기에게 들려줄 때 읽는 저도 기분 좋아요.
이책의 작가는 이유민 님으로, <엄마 마음, 태교>를 쓰신 분이네요.
<엄마 마음, 태교>는 제가 다니는 산부인과에 꽂혀 있어서 보게 되었는데
동서양의 아름다운 시와 산문을 뽑아 놓은 책이에요.
이책도 참 좋아서 아이에게 찬찬히 읽어주었어요.
<엄마 마음, 태교 동화>의 목차를 보시면 우리 신화 7가지 이야기가 나와있어요.
당금애기, 오늘이, 자청비, 감은장애기, 바리공주, 동해용궁따님애기와 명진국따님애기, 설문대할망. 이렇게 7가지 신화가 나와요.
학부 때 서사문학 수업 시간에 재미있게 배웠던 주인공들이네요.
저는 특히 사랑의 신 '자청비'와 영혼의 신 '바리공주', 창조의 신 '설문대할망'을 좋아했어요.
특히 자청비를 주제로 한 과제를 제출했던 기억이 나요.
사랑의 신 '자청비'
자청비는 제주도에 전승되는 서사 무가 <세경 본풀이>의 여자 주인공이에요.
주년국 김진국 대감과 조진국 부인의 딸로 태어난 자청비는 어느 날 손이 고와진다는 말에 빨래를 하러 갔다가, 하늘 옥황의 문곡성 문도령을 만나요. 자청비는 남장을 하고 문도령을 따라가 3년 동안 거무선생한테 글을 배워요.
문도령이 하늘 옥황 집에서 장가를 가라는 편지를 받고 길을 떠나자, 자청비는 문도령을 따라나서며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밝혀요.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한 번 떠난 문도령은 소식이 없어요.
자청비는 기어이 하늘 옥황의 문도령을 찾아가요. 문도령과 혼례를 올리지만, 하늘 옥황의 선비들이 반란을 일으켜 문도령을 죽여요.
자청비는 서천 꽃밭으로 가서 환생꽃과 멸망꽃을 얻어다 문도령을 살리고 멸망꽃으로 선비들을 죽여요. 하늘 옥황에서는 자청비에게 하늘에서 살라고 했지만, 자청비는 여러 가지 곡식 종자를 얻어서 땅으로 내려와서 농경신이 되었어요.
밭에서 점심을 먹을 때 먼저 밥을 조금 떠서 던지며 “고시래!”를 하는데, 이것은 농경신을 대접하는 행위라고 해요.
저자는 농경신 자청비를 '사랑의 신'이라 칭하며 사랑이 흔들리는 부부에게 자청비의 사랑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썼어요.
사랑하는 이가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하는 '내 마음'을 바라보았기에 자청비는 오랜 기다림을 견딜 수 있었지요. 아이와 부모, 부부 사이에게 '내 마음'을 존중한다면 흔들리면서도 사랑을 꽃 피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사랑은 나를 살아가게 하고, 성장하게 하고, 충만하게 하는 힘이 되지요. -p89
뱃속 아기에게 자청비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랑을 얻기 위해 어려움을 돌파하는 용기와 담력을 가진 자청비가 참 멋있다고 말해줬어요. 우리 딸이 무속 신화 속 여신들처럼 당당하고 자주적인 여자로 자라났으면 좋겠네요.
창조의 신 '설문대할망'
설문대할망은 세상을 만든 씩씩한 여신, 제주도의 마고할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마고할미가 있었다는데, 모두 하늘과 땅을 나워 세상을 연 뒤에 산을 쌓고 물길을 냈다고 합니다. 이 땅의 사람들은 세상을 만든 '어머니 신'을 어떻게 그렸을까요? '친구 같은 부모'를 꿈꾸는 부모에게 제주도의 마고할미, 설문대할망을 소개합니다. -p230
아기에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창세신화인 설문대할망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어요.
설문대할망은 신비로운 신화 속 거대 여신인데 '뿌우웅 뿡뿡!'하고 방귀도 시원하게 뀌는 친근한 여신이에요. 신이지만 시원하고 오줌을 누는 평범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도 하죠. 아이들은 할망 엉덩이에 빵꾸가 났다고 할망을 놀리는 모습도 나와요.
존엄하고 권위있는 신의 모습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 재미나게 사는 할망의 모습이 뱃속의 아기에게 편안한 상상을 하도록 도와줄 것 같아요. 우리민족 특유의 해학 넘치는 표현이 동화에 생생하게 살아있어 읽는 저도 참 재미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