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환자들이 시골 병원으로 오십니다 - 〈내과의사 사이먼〉의 기능의학 처방전
오기창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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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전문의이자 기능의학 의사가 내과 진료와 기능의학적 접근을 접목하여 다양한 난치병과 암 환우들을 치료한 경험을 담고 있는 책. 단순히 국소적인 질병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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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환자들이 시골 병원으로 오십니다 - 〈내과의사 사이먼〉의 기능의학 처방전
오기창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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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찬 도서


사실 암 진단을 받고서도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수술로 암 덩어리만 제거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항암 치료를 받으며 건강에 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비로소 깨달았다. 암은 특정 부위에만 생기는 악성 종양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고 독소가 쌓여 나타나는 병이라는 사실을.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오랜 세월 축적된 결과이며, 수술로 암을 도려낸다 해도 이전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병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암에 걸리기 전의 내 생활은 건강과는 거리가 멀었다. 매일 술을 마셨고, 레토르트와 가공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다. 식사 준비에 시간을 쓰는 것이 아까워 냉동식품을 즐겨 먹었고, 몸은 늘 묵직하게 부어 있었다. 꽃가루가 날리거나 찬바람이 불면 비염에 시달렸고, 감기를 달고 사는 것도 일상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열다섯 번의 항암 치료와 수술, 방사선 치료까지 버텨낸 내 몸은 여전히 타목시펜(여성호르몬 차단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견뎌내고 있다. 하지만 식습관을 바꾸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가능한 한 통곡물과 채소를 먹고, 밀가루와 가공식품을 멀리하자 몸의 붓기가 빠지고 아무리 해도 고쳐지지 않던 비염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함께 식습관을 바꾼 남편 역시 젊은 시절부터 고혈압으로 고생했는데, 이제는 혈압이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기능의학으로 몸을 낫게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기능의학은 단순히 국소적인 질병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 역시 병에 걸리기 전에는 기능의학의 존재조차 몰랐지만, 지금은 내 몸의 치유 능력을 회복하고 최대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이 책은 내과 전문의이자 기능의학 의사가 내과 진료와 기능의학적 접근을 접목하여 다양한 난치병과 암 환우들을 치료한 경험을 담고 있다. 저자 스스로 밝히듯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 쓰여 있어 술술 읽힌다.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 1부에서는 식생활과 수면의 중요성을 저자가 치료한 환자들의 풍부한 사례와 함께 제시하고 있고, 2부에서는 위장·뼈·혈관·뇌·면역 등 100세 장수를 향한 건강 혁명, 3부에서는 고지혈증·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극복하는 방법, 4부에서는 비타민 C·비타민 D·요오드와 같은 세 가지 중요한 영양소의 효능과 올바른 복용법을 다룬다.



책을 읽으며 특히 공감한 부분은 “급한 불은 현대의학으로 끄되, 근본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흔히 볼 수 있는 역류성 식도염은 제산제로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지만, 산 분비 억제로 인해 소화와 영양 흡수에 문제가 생기고 감염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만족할 만큼 먹되 두 숟가락 덜 먹기 ✔천천히 오래 씹기 ✔식후 비타민 C 섭취 ✔식후 가볍게 산책하기 등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또한 아침 무탄식이나 당질 제한식처럼 당뇨나 고지혈증(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식사법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기능의학 병원에 다녀볼까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검사와 치료 비용이 부담스러워 결국 포기했다. 대신 집에서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이미 실천하고 있던 부분과 놓치고 있던 점을 점검할 수 있었다(특히 현미는 최소 24시간 이상 불려서 먹어야 한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평소 비타민 C와 D는 챙겨 먹고 있었지만, 요오드나 비타민 K2 같은 영양소는 생소했다. 또 밤에 꼭 한 번씩 깨서 화장실을 가곤 했는데, 그 원인과 함께 비타민 C, 요오드, 셀레늄 섭취를 통한 해결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 직접 시도해볼 생각이다.

백신 부작용으로 큰 고통을 겪었던 만큼, 백신 부작용에 대한 언급이 특히 깊이 와닿았다. 또 저자가 매일 아침 3km 러닝을 한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오, 이분도?” 하는 마음에 괜스레 친근감도 느껴졌다.

자연의 모든 생명체에는 본래 자기치유의 힘이 깃들어 있다. 나 역시 손에 난 상처가 스스로 아물어가는 모습을 보며, 몸이 지닌 놀라운 회복 능력을 실감하곤 한다. 우리의 몸은 균형만 유지된다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 자기치유의 메커니즘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일이다. 이 책은 그 길을 알기 쉽게 안내해 준다.

각종 질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은 물론이고, 특히 아직 건강한 분들께 꼭 권하고 싶다. 몸이 아프고 나서야 비로소 건강에 신경 쓰고 이것저것 찾아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전에, 건강할 때 이 책을 통해 생활의 방향을 돌아보고 미리 준비한다면 소중한 건강을 오래 지켜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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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 따위는 없다 - 교양으로서의 동양철학
신메이 P 지음, 김은진 옮김 / 나나문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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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으로 구원받은 도쿄대 출신 니트족의 솔직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 앞에서 흔들리는 우리에게, 삶을 불필요하게 무겁게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 힘겹고 무거운 인생을 조금은 가볍게 해주는 철학의 세계와 만나고 싶은 모든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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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 따위는 없다 - 교양으로서의 동양철학
신메이 P 지음, 김은진 옮김 / 나나문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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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찬 도서




도쿄대 법학부 출신 니트족이 동양철학으로 구원을 받았다고? 왜 무려 도쿄대 출신 엘리트가 니트(백수)가 되었을까? 또, 동양철학이 어떻게 그를 구원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책 제목이 『나 자신 따위는 없다』라니. 요즘처럼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 대세인 시대에 정반대로 “나 자신은 없다”라고 선언하다니......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도쿄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형 IT 기업에 입사했지만, 스스로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퇴사했다. 그 후 교육사업도, 개그맨 도전에도 실패하고 히키코모리로 지내던 어느 날, 동양철학을 만나면서 삶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블로그 글이나 PPT 발표 자료처럼 쉽고 재미있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철학을 어렵지 않게,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저자는 7명의 철학자를 소개하며, 그들의 사상이 자신을 어떻게 허무감의 바다에서 건져냈는지 들려준다. 붓다, 노자, 장자, 달마처럼 이미 알고 있던 인물도 있지만, 용수보살, 신란, 구카이처럼 생소한 인물의 사상도 소개된다(하긴, 달마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지금까지 달마가 중국인인 줄 알았다--;;;)




저자가 소개하는 동양철학의 개념들이 내가 즐겨 읽는 영성(spirituality) 관련 책들(예: 디팩 초프라, 에크하르트 톨레, 웨인 다이어, 마이클 싱어, 켄 윌버, 데이비드 호킨스 등)과 맞닿아 있어 더욱 감동적이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경계선은 환상이며, 모든 것은 픽션이라는 개념들이 바로 그런 예다. 서양의 영성가들이 동양철학의 영향을 받은 점도 있지만, 결국 진리를 향하는 길은 서로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에게 그랬듯이, 이러한 동양철학의 개념은 오늘날 마음의 문제로 힘든 젊은 세대에게도 충분히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하듯, 동양철학의 매력은 결국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는 점에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템플스테이나 명상에 관심을 갖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마음이 지쳐 있을 때, 철학의 언어는 생각보다 훨씬 따뜻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7명의 철학자 중 누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독자에게 질문한다. 나도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용수보살, 만물이 ‘공(空)’이라고 말한 그의 사상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는 이 세계가 언어의 허구성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가족도 회사도 국가도 모두 허구라고 말한다. 결국 우리는 픽션 속을 살아가고 있다는 그의 사유가 깊이 마음에 남았다.




그때 공의 철학을 알지 못했더라면 고립 → 자기혐오 → 한층 더 깊은 고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휘말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공'의 철학을 알게 됨으로써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빛나는 장소에서 안심하며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딱히 사회에 복귀했다고는 할 수 없다. 이불 속에서 지내기는 마찬가지니까. 그러나, 비록 이불 속에 파묻혀 지낼지라도 '그래도 괜찮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154쪽)

저자는 또한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페이지가 무엇인지 묻는다. 나에게는 이불이 그려진 페이지가 가장 좋았다. 이불 속에 파묻혀 지내도 ‘괜찮다’고 느끼며 웃을 수 있는 여유!!!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가 아니라, 내 마음이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려 있다.

가끔은 내 주변의 관계나 규칙, 제도가 얼마나 단단해 보이든 실은 언어와 약속으로 만든 허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본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가볍게 숨 쉴 수 있게 된다. 나를 옭아매던 것들이 사실은 스스로 만든 허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철학을 어렵게 풀지 않는다. ‘무아’, ‘공’, ‘무위자연’ 같은 어려운 개념도, 저자가 일상 속에서 이러한 개념을 체감한 경험을 예로 들어 쉽게 설명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공(空)’을 느낀 순간으로 졸업식 날 교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날의 방, 단체 회식 자리에서 고립되었을 때 등을 들곤 한다. 이런 글을 읽다 보면, 나 역시 삶 속에서 ‘공’을 느낀 순간이 언제였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나 자신 따위는 없다』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 앞에서 흔들리는 우리에게, 삶을 불필요하게 무겁게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동양철학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 힘겹고 무거운 인생을 조금은 가볍게 해주는 철학의 세계와 만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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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제주 올레를 만날 시간 - 제주 올레? 마흔에 올래?
안수진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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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올레는 어디일지 생각하게 하고, 망설이던 내 등을 밀어준 따뜻한 에세이.
삶의 길 위에서 나를 만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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