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용기를 기억하자

마음의 비율 - 2023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김승연 지음 / 마시멜로 / 2023년 1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태곳적부터 인간들은 마음에 대한 온갖 이야기들을 펼쳐 온 듯하다. 일부는 철학으로 종교의 영역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아마도 심리학이나 경영학, 뇌과학도 마음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그런데 마음의 ‘비율’이라? 이건 처음 접하는 아이디어다. 부랴부랴 국어사전을  검색하여 참고해 봐도 어떤 의도로 이러한 제목이 붙었는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니까 어른이면 좀 알 수 있을 법한데 아직 떳떳한 어른이 되려면 멀었는지 난해하다. 그럼에도 애써 몇 마디 붙여 본다. 

얇다고 해서 단숨에 훑어 보고 덮어 둘 책은 아니다. 여러 장의 화폭에 글자와 색채와 여백이 어우러져 있는데, 그 속에서 따스하고 정갈한 詩가 마음을 두드리기도 하고, 오래도록 곱씹으며 영감을 줄 수 있는 神話가 어른거리기도 한다. 과연 주인공 아기는 어떻게 자라게 될까? 아니면 이미 어떤 모습으로 자라났을까. 나를 포함한 독자들도 어느 지점까지는 비슷했을 것이고 태아 시절에는 생각보다  꽤나 용감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힘들고 시시한 삶을 살고 있더라도 가장 큰 암흑(블랙홀?)에 뛰어든 용기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 자식이 있다면 또 말해 주고 싶다.

독서라는 취미의 부활

책의 말들 -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공감하기 위하여 ㅣ 문장 시리즈
김겨울 지음 / 유유 / 2021년 2월

한창 팬데믹이 기승을 부릴 무렵이었다. 전공 서적 외의 책은 멀리하던 나에게 이 책이 뜻밖에도 큰 자극을 주었다. '아, 내가 왕년엔 책 엄청 좋아했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니, 나도 모르게 겨울님 유튜브 구독을 하고 영상에서 소개된 추천서를 사고 또 빌려 읽기 시작했다. 결국 이 책을 계기로 10년 가까이 멈추어 있던 나의 독서 취미가 부활하게 된 것이다.(이 짧은 몇 마디를 작성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리는 것은 또 뭐람;;)

아무튼 누구든 가끔, 혹은 짬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 대신에 적당한 책을 펼친다면 결코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100자평] 태도의 말들

태도의 말들 - 사소한 것이 언제나 더 중요하다 ㅣ 문장 시리즈
엄지혜 지음 / 유유 / 2019년 2월

도서관에서 세 번이나 손때를 남기며 읽었다. ‘큰글자 도서‘로도 나왔으니 나이나 지위가 높으신 분들에게 더욱 읽히길 바란다. 누군가 이렇게 말한 기억이 난다. "태도가 본질이다."

[100자평] 한국 수학문명사

한국 수학문명사 ㅣ 한국의 과학과 문명 25
김영욱.이장주.장혜원 지음 / 들녘 / 2022년 5월

조선 시대 ‘산학서‘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필요한 부분만 훑어 보았다. 특히 7장 ‘한국 전통수학 방법론‘에서 자세한 수식과 설명이 나와 있어서 비전공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100자평] 아무튼, 사전

아무튼, 사전 - 우리에게는 더 많은 단어가 필요하다 ㅣ 아무튼 시리즈 52
홍한별 지음 / 위고 / 2022년 10월

번역가이기도 한 저자의 고충을 살짝 느낄 수 있는 글. 한류의 인기 덕에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번역의 무기가 되는 사전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이 아닐까. 꼭 번역가가 아니라도 독서인이라면 이 책과 함께 종이 사전을 가끔 더듬어 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