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조심! 인종 차별 해요 라임 어린이 문학 32
오드렝 지음, 클레망 우브르리 그림, 곽노경 옮김 / 라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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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읽기 쉽고 편하게 넘겨지는 책이었다.

다만 쉽게 읽혀진 것에 비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굉장히 어려운 내용이었다. 프랑스 작가가 쓴 프랑스 어느 한 가정에서 일어난 (허구적이지만 어쩌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이야기.

 

주인공 집에 갑자기 찾아오게 된 흰 색 강아지 미누. 겉으로는 평범한 강아지지만, 이상하게 흑인들만 보면 짖거나 달려들어 물으려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다. 이내 미누가 인종차별하는 강아지라는 걸 알게 된 가족들. 가족들 모두 당황스럽고 어떻게든 미누의 인종차별주의를 없애려 노력하지만, 정작 돌아오는 것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들. 미누 때문에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심지어 친척과도 어색해지는 것이 싫어 주인공 나는 미누를 사람 설득하듯이 계속 말로 설득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미누는 여전히 흑인들만 보면 으르렁 대고... 결국 친한 친구에게 맡기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친구의 아빠도 인종차별주의자였다. 과연 미누의 인종 차별 주의는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는 것일까...

 

간단한 줄거리지만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 하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다문화인종 국가에 완벽하게 들어가진 않는다. 물론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나, 캐나다, 프랑스 같은 국가에 비해서는 그 정도가 약하다. 아마 인종차별이라는 것이 마음 깊이 와닿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물론 해외 여행 몇 번 다녀보면서 인종 차별을 겪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꽤나 흑인들의 입장이 공감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단지 '인종'에 머무르기 보다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신념에 이입하여 책을 읽었다.

 

신념이라는 것은 굉장히 견고하고 굳건하여 웬만한 설득이나 대화로 바뀌기가 어렵다. 여기서 흑인을 차별하던 친구의 아빠도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것을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친구의 아빠의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도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것을 보면 어떤 신념을 어려서부터 혹은 지속적으로 받아들이며 자란 사람의 신념은 바뀌기 어렵다. 그리고 그것이 비록 잘못된 신념이더라 하더라도 그게 왜 잘못된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다. 그 신념을 옆에서 잘못되었다고 알려주는 사람이 있어도 고치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동안 자신의 신념이 모두 부정당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나보다 약하다고 해서, 나보다 못 났다고 생각해서 그 사람들이 무시 당하고 차별 당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그 생각이 왜 잘못되었는 지 알지 못한다.

 

초등학교에서는 배운다. '우리는 모두 똑같아요.' '우리는 평등해요.' '친구를 차별하지 말아요.' 그랬던 어린이들이 자라 어른이 된다. 더 어린 아이들 같은 경우는 피부색도, 나이도, 성별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논다. 그랬던 어린이들이 왜 어른이 되어서는 나와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는 어른으로 자랐을까.

 

단순한 동화였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동화의 결말이 너무 급 전개 되었고, 급 마무리 된 느낌이 다소 있었다. 미누의 인종차별은 고쳐졌다. 그런데 과연 그 방법이 우리 인간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작가가 인종차별이라는 주제를 개에게 비유하여 이야기를 만든 의도와 플롯은 좋았다. 이 책을 읽게 될 어린이들에게 인종차별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준 것은 좋았다. 다만 중간에 불필요한 이야기 요소와 너무 급 마무리 되는 듯한 마무리가 조금은 아쉬웠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 인종차별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 지 생각할 기회를 마련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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