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은 변하지 않는 고유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외부 환경이나 삶의 고통은 대처할 수 있는 변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다. 인생에서 고통이란 적어도 한 번은 찾아오는 상수이고, 그 결과를 극복하고 말고는 나를 통해서 만들어지기에 변수가 되는 것은 오직 자신이다. - P22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 변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내일도 똑같이 힘들 줄 알지만 지금 해결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룬다. 마치 너구리가 몸을 숨길 때 자기 얼굴만 숨기는 것처럼 당장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내일은 다를 거라고 합리화한다. 그 마음의 중심엔 상실에 대한 슬픔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숨어있다. 마시멜로를 먹고 새로운 음식을 찾아 떠나느니 눈앞에 마시멜로가 존재한다는사실만으로 위안을 삼는 것이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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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떠난 뒤 조급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들이 가끔 있었다. 별로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그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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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는 갑작스레 감정을 터뜨린 그녀의 모습에 당황해서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 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다.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이 말을 하고 나자 갑자기 그것이 정말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순간적으로 자기 말에 담긴 진실을 느낀 그는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던 절망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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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의 추위를 맛본 탓에 건물 안의 온기가 강렬했다. 바깥의 회색빛이 홀 양편의 유리문과 창문을 통해 야금야금 들어오고 있어서 노란색 타일이 깔린 바닥이 회색빛보다 더 밝게 빛났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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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감정을 밖으로 발산하는 감정이라면 슬픔은 밖에서부터 내 안으로 수렴하는 감정이다. 슬픔을 아는 자는 타인의 고통이나 불행에 쉽게 감응한다. 기쁨은 우리를 행동하게 하지만 슬픔은 우리를 사유하게 한다. - P78

"희망은 가끔 우리를 좌절시키지만/슬픔은, 절대." 이렇게 시작하는 헬만의 시가 있다. 슬픔은 우리를 좌절시킬 수 없다. 슬픔은 좌절 너머에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은 무기력하지 않다. 무기력할 겨를이 없다. 슬픔은 강렬하고 능동적인 감정이다. - P78

인간은 자연과 달리 끊임없이 소리를 계획하고 생산한다. 음악을 듣고 텔레비전을 보고 전화를 해 다른이의 목소리를 찾는다. 침묵은 소리의 끊김이 아니라 소리를 끌어안고 잠시 기다리는 상태다. ‘아직 말해지지 않은 말이다. 침묵은 가능성이고, 침착하게 오는 중인 미래다. 침묵이 없는 삶은 가난한 삶이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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