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초보 낚시꾼 친구 따라 자리 잡고 낚싯대 펼쳤다

눈에 잔뜩 힘주고 찌만 노려보는데

일렁일렁 물결에 머리가 어질어질


머리채 흔들어 신기루 쫓고

기웃기웃 주변을 본다

휘어지는 낚싯대 물을 가르며 퍼득퍼득


짐 싸 들고 그쪽으로 옮겨 앉아

햇살이 웃을 때마다 낚싯대를 들었다 놨다

미끼를 바꿔가며 퐁당퐁당

한낮을 넘겨도 빈 바늘만 올라온다

에이 낮잠이나 자자 드러눕는데

팽팽한 낚싯줄이 잡아당긴다


신나서 소리 지르며 건져 올린 손바닥만 한 물고기

도마위에 올려놓고

회로 뜰까 매운탕을 끓일까

투두두둑 도마 두드리는 물고기

회로 뜨기에는 실력이 부족하고

끓여 먹기엔 탱글한 살맛이 아쉽고


무턱대고 칼 들고 덤비자

사방으로 튕겨가는 비늘과 함께

쏟아지는 붉은 피

섣부른 시인이 시를 쓰겠다고

팔팔한 놈과 씨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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