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속 굴러다니는 물건 정리해주는

손바닥보다 조금 큰 주머니

동전 들고 비집으면

불룩하니 배 불려 넣어주고

길쭉한 볼펜 쑤셔 넣으면

뾰족한 끝 바들바들 버티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더니

결국 소리도 내지 못하고 실밥 튿어

견디고 견뎌온 시간을

쏟아놓고 말았다

줄줄 흐르는 내장을 보면서도

굳게 닫힌 입

지폐 들고 벌리니

조용히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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