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배추 한 포기 팔천원
몇 번을 물어보고 확인하고 재래시장을 기웃거리며 돌기를 서너 차례
지난가을 김장 때 세 포기 만이천원이 비싸다며 담갔는데
여름 지나 추석도 지난 지금 배추 한 포기 팔천원
추석 땐 만원도 넘었다는데
팔천원과 바꾼 배추 한 포기가 어깨를 끌어내린다
그래
식당가서 먹는 밥 한 끼도 팔천원은 줘야 하는데
당분간 밥상 책임져줄 배추 한 포기도 그 정도는 돼야지
농민의 손에 이천원쯤 쥐여주고
기름값도 한 천원 들 테고
도매시장 상인들도 품삯을 챙겨야 하고
야채가게 임대료도 내야 하니
그깟 팔천원 많지도 않네
그래도 배추는 천근만근 팔을 잡아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