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모임에서 토론용 도서로 인문학습관(윤소정*다산초당)을 읽었다.  인문학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에 인문학을 습관으로 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자고 정했지만 토론 보다는 책에서 권하는 방법을 실천해보고 발표하자는 의견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자기개발서를 갖고 토론이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절반이상의 사람들이 이 책이 권하는 대로 실천해보고 얻은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또 하나의 편견을 깰 수 있었다.  책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걸 확인하게 되었다.  책을 읽은 소감을 적어본다.

 

   회사에서 직원훈련용으로 이용되는 역량강화프로그램을 인문학이라는 인기어에 입혀 그대로 옮겨 놓았다. 몇 년 전부터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아마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현실이 팍팍해지면서 그 탈출구로 인문학을 찾게 된 것인지, 아니면 중장년층들이 앞 뒤 돌아볼 시간 없이 오직 생산에만 총력을 다해오다 은퇴라는 시기를 맞이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하며 인문학 열풍이 불어온 건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 열풍에 힘입어 모든 곳에 인문학이라는 단어를 입히기 시작했다. 60, 70년대 오직 새마을운동만이 살길이라고 온 국민이 몰아치던 모습이 지금은 인문학이란 옷을 입고 질주하고 있다.

난 아직도 인문학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사전에 나와 있는 뜻 말고 대중들에게 보편적 개념으로 인문학이 어떤 의미로 전달되는지를 잘 모르겠다.

 

  우리는 경제부흥기를 거치며 끝없이 노력하고 일하고 움직여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해왔다.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안되면 되게하라를 외치며 오직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죽음이라는 하나의 사상만을 강요당하였고, 그렇게 달리는 열차에서 버티지 못하는 자들은 낙오자가 되어야했다. 그리고 그 책임은 버티지 못한 개인에게 모두 있다고 했다. 그래서 누구도 낙오자에게 손 내밀지 않았고, 그들의 삶을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오직 내가 낙오자가 안 되는 것이 더 중요했고, 떨어지기 쉬운 창가보다 안전한 의자가 있는 곳으로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올라가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렇게 지금의 사회가 만들어졌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는게 발전이고, 소비가 미덕이라며 낡은 것을 고쳐 쓰기보다 새로운 것을 사서 써야 더 현명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 시대가 되었다.

 

  굴러가는 자전거의 패달을 멈추는 순간 넘어진다는 두려움에 관절이 닳아 가는것도 모르고 관성을 이용해 최대한 달리라고 요구하는 것이 지금 이 시대에 맞는 것일까 의문이다. 교육만이 모든 것을 해결 할 것이라고 믿는 부모세대는 자녀들에게 배우면 모두 해결된다고 가르쳤고, 그렇게 자란 지금의 청년들은 시대의 변화보다 내가 남보다 덜 배워서 낙오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삶을 생각하는 인문학까지 기록갱신하는 운동선수처럼 치열하게 배워야 하는 걸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새로운 습관들이기 기초 프로세스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상업적으로 이용되기 좋은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총각네야채가게로 유명한 분이 강의 시작할 때 하던 말이 생각난다. ‘방송에서 책에서 본 게 저의 모습이라 생각하시는 분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책대로 살았다면 전 아마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마다 기초 체력이 다르다. 목적지에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게 좋은 사람도 있고, 천천히 가면서 하늘도 보고 바다도 보는 것이 더 좋은 사람도 있다. 또 어떤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쉬는 것이 필요 한 사람도 있다. 자전거가 멈추면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쉬어가면 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들은 현실에서 얼마나 실천하며 살아갈까? 내게 이 책은 오늘의 현실을 슬프게 각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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