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쏟아졌다.

출퇴근길에 만난 날씨는 아직 차가웠고, 그래서 두툼한 겉옷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말 한낮에 봄이 쏟아졌다. 

 

sns로 전해진 진달래 사진 한 장이 누워있던 나를 일으켜 세웠다. 벌써? 그럴리가 없었다. 어느 양지바른 곳 한쪽에 성급한 놈이 어설픈 웃음 짓고 있을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이렇게 방안에 누워 있기에는 꽃소식이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가벼운 산책이나 하자고 나선 길이었다.

진달래동산 입구에는 꽃소식보다 먼저 나온 상인들의 천막이 즐비했고, 선거차량에서 나오는 음악소리가 꿍꽝거리고 있어 괜한 걸음을 했나 순간 후회도 했다.

그러나 입구로 몇발 옮겨 딛으며 쏟아지는 봄을 만났다.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주위 사람들이 웃음가득한 얼굴로 쳐다본다. 쑥스러워 고개 숙였지만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 목소리와 함께 몸속의 추위가 모두 쏟아져 나갔나보다. 그 순간부터 내게도 봄이 왔다.

 

갓 피워낸 꽃잎들은 색이 선명했다.  저 많은 꽃들이 한꺼번에 약속이라도 하고 몽우리를 터트렸나보다. 그 모습에 이곳에 온 모든 사람들이 쏟아지는 봄을 맞고 돌아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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