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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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가 추천한 <엘레나는…>을 읽고 작가님에 대해 더욱 궁금해져서 읽게 된 작품. 첫 페이지에 실린 문장만으로도 압도 됐다. ‘신없이 세운 저들만의 대성당’이라니. 각 장은 아나의 죽음과 관련된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인물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진실에 가까워지고 가족, 종교, 사랑, 우정, 명예, 권력, 신념 등 복합적으로 얽힌 인물들의 중심 가치에 따라 사건을 은폐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드러난다. 신은 생명을 주러 왔는데 그를 믿는다는 이들은 어째서 그보다 더 중한 것들이 많은지,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고 중간에 얼마전에 읽은 <그레이스>와 마찬가지로 무책임한 자들 때문에 어린 두 삶이 스러지는 부분에서는 답답하고 울화가 치밀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라도 레이먼드 커버의 <대성당>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의 주요 모티브이기도 하다.) 대성당은 첨탑 위 꼭짓점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손을 포개서 지붕을 따라 두 선을 잇고 그 아래 품을 공간을 만들어야 성당은 성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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