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만나기도 전에 제61회 카네기 메달 심사위원단부터 전 세계 21개국 사람들의 영혼을 두드린 최고의 성장소설이라는 책의 명성을 이미 익히 들었던 나는 많은 기대를 자연스레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간단하게 곧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손녀 제스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는 내용까지. 그래서 어느 책보다도 명성에 걸 맞는 소설일거라는 기대를 안고 할아버지와 손녀의 이별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사랑의 보호막이자 버팀목이었던 할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심장발작으로 쓰러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병세로 불길한 예고를 독자로 하여금 알려줌 으로서 할아버지와 손녀인 주인공 제스와의 이별을 예고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가까스로 기력을 되찾은 할아버지의 고집으로 마지막이 될 가족여행을 가면서 본론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 가족여행은 할아버지가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에서 할아버지의 마지막 그림의 완성을 위한 여행이기도 함을 보여준다. 여기서 할아버지의 작품의 이름을 알게 되는데 이는 바로 책의 제목과 같은 ‘리버보이’이다. 이 그림은 나중에 주인공 제스가 가족이 묻고 있는 별장을 둘러싸고 흐르고 있는 강물에서 수영을 하다가 만나게 되는 한 소년 와 연관이 있음을 예고하는데, 이 말고도 주인공이 수영을 하던 강물이 이 책의 내용에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야기 이렇게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열다섯 살 손녀의 특별한 이별여행을 통해 15살의 제스의 심리와 시련을 겪게 되면서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 속의 주인공인 제스의 나이는 15살. 그녀보다 5살 많았던 20살 나 역시 그녀가 15살에 그토록 사랑하던 할아버지와의 영원한 이별을 아버지를 통해 느낀 적이 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사회의 발을 들여놓고 학생시절 해드리지 못한 효도를 이제 막 해드리려 하기도 전에 아버지는 내 곁을 떠나갔다. 어릴 때부터 그토록 엄하고 무섭게만 느껴졌던 하지만 누구보다도 자식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이 세상에 한 사람뿐인 나의 아버지의 생신날이자 돌아가신 날. 

2002년 4월 15일. 

이 날짜는 그렇게 내가 이 세상에 떠나는 그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날짜가 되었다. 이 날은 나에게 사람과 사람사이의 영원한 이별이 있음을 깨닫게 해준 날이기도 하다. 마치 책 속의 주인공 제스처럼.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느낌을 그 어린나이에 알게 되는 그녀가 너무나 안쓰러우면서,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는데, 하지만 나 역시도 아버지와의 영원한 이별을 통해 깨달음이 컸었다. 내 곁에 평생 함께 할 것 계실 것만 같았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어떠한 사랑보다도 사랑의 아픔을 느끼게 해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책의 내용에서 중요한 요소로 나오는 강물을 통해 인생을 말하고 있다. 멈추고 싶지만, 붙잡아 두고 싶지만 결코 잡을 수 없이 무심히도 흘러가버리는 강물처럼. 그것은 책의 이 부분을 통해 더 잘 알 수 있었다.

    “ 삶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냐. 강은 바다로 가는 중에 많은 일을 겪어.

      돌부리에 채이고 강한 햇살을 만나 도중에 잠깐 마르기도 하고. 

      하지만 멈추는 법은 없어. 어쨌든 계속 흘러가는 거야. 그래야만 하니까. 

      그리고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Page 193..

 

저자의 이 같이 인생을 강물에 비유하는 표현은 앞으로 많은 시간을 통해 많은 일을 겪고 그를 통해 배움과 아픔, 좌절들을 겪을 청소년들에게 어느 말보다도 가슴에 와 닿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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