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이미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학창 시절 때부터 난 영어를 좋아 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 모두가 영화를 즐겨보는 수준을 넘어서 배우이름, 어떤 배우가 나오는 영화인가를 먼저 보는 영화광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만큼은 어려서부터 또래에 비해 많이 섭렵할 수 있었고,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런 환경에서도 영어 과목은 항상 중간정도였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형에게 ‘외국어를 배우고 공부하는 것은 해당 나라의 모든 것을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 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야만 했다. 그 후로 영어에 대해 울렁증이라는 타이틀을 나 자신에게 달아주고 영어와 담을 쌓았던 내게 우리나라 번역가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미도씨가 쓴 이 책과 만나게 되었다. 

남이 보기에도 그의 천직이라 생각될 정도의 그가 가진 번역가라는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가 말하는 그만의 활어(活語) 영어로 만드는 맛있는 영어 요리이야기, 그리고 영화 속 대사를 통한 인생예찬까지 나도 모르게 재미 붙여 정신없이 읽던 내게 유난히 머릿속에 남았던 단락이 있었는데 그 단락은 얼마 전에 만난 친구 녀석과의 만남을 생각나게 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 녀석의 몰라보게 많이 늘은 일본어 실력에 깜짝 놀라 비법을 배우고자 묻게 됐는데 이어지는 녀석의 대답은 요즘 인터넷으로 손쉽게 다운을 받을 수 있는 편리함을 이용해 관심 많은 일본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일본어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그가 책에서 말하고 있고 내가 눈에 띄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인데 그만의 Success 7가지 성공법칙 중에 'E(Entertainment)'를 설명하면서 예를 들었던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의 성공공식과 친구의 말이 매우 비슷했다는 점. 그는 아인슈타인의 공식을 “일을 놀이처럼 놀이를 일처럼“ 으로 풀이 하고 있는데, 친구 녀석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면 얼마나 놀랄까 라는 생각도 해봤다. 또 한 가지가 있었는데 같은 고향 출신의 단짝 친구 벤 에플렉과 함께 완성한 시나리오로 만들어진 영화로 더 유명한 '굿 윌 헌팅' 을 번역하게 되었을 당시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굿 윌 헌팅은 다시 R등급의 영화였다고 한다. 영화 장면 중에 주인공과 친구들의 이야기 부분에서 야한 표현으로 인한 것이었는데 저자는 이 처럼 좋은 영화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볼 수 없는 것에 속상한 나머지 문제의 부분의 대사를 순화 했다고 한다. 난 이 부분에서 단지 영어를 번역하는 번역가의 직업을 떠나 저자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일러스트에 관심이 많아서 인지 책의 내용 중간 중간에 저자의 글에 맞는 일러스트들은 주인공인 저자의 글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 역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부분들이 합쳐져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졌다

영어라는 벽 뒤에 숨어 있던 내게 다가온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내용을 영어만이 아닌 영화 속에 명대사를 영어와 함께 이끌어 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나와 같이 영어에 대한 울렁증이 있는 독자들도 쉽게 영어에 대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책 속에 빠져들 수 있다고 생각이 되었고, 이미도 라는 한 번역가의 인생과 그가 생각하는 영화와 영어에 대해 그리고 있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과 재미있는 영화가 끝나고 나면 못내 아쉬워 객석을 쉽게 뜰 수 없는 느낌을 동시에 받았던 책이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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