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위로, 아이슬란드
권호영 지음, 제이 사진 / 푸른향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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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여행 정보 또는 정보를 구하는 방법도 상세하게 들어있다. 그러나 이 책의 묘미는 여행지가 여행하는 사람에게 새겨지는 방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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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위로, 아이슬란드
권호영 지음, 제이 사진 / 푸른향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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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는 기다림이다. 밤 9시, 10시, 11시, 12시까지 가만히 서서 기다리는 일. 일상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왔는데, 이보다 더 단조로운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견디는 일.
-183p, 그로타 등대에서 만난 오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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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라는 살짝 귀엽게 발칙한 제목과 이제 겨우 이름이나 들어본 나라 조지아에 급관심이 생겨서 영어 책스타를 한/영 책스타로 확장했던 그 책 <조지아>의 저자, 에린 권호영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마침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인회까지 한다니 금상첨화! 이미 5일 중 둘째 날과 마지막 날을 얼리버드로 예약했지만 에린 작가의 행사가 있는 금, 토 중에서 토요일을 추가했다. (결국 일요일은 취소했다.)

여행에세이(혹은 그냥 에세이)라는 장르를 재구성한 것은 물론, 세상의 끝까지 호기심을 확장한 것에 더해 계획으로만 머뭇거릴 뻔한 블로그(혹은 여타 플랫폼)도 작지 않게 키워둘 수 있었던 건 모두 작가 에린과 사람 에린을 만난 덕분이다. 에린 작가는 내 능력이라고 말하는 편이지만 그 역시 인연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다. 앞서 출간한 네 권의 책에도 곳곳에 그 마음이 녹아있고, 신간 <낯선 위로, 아이슬란드>에는 극지방을 견디면서 발견한 성찰과 삶의 새로운 단계가 펼쳐진다.

아이슬란드 여행 정보 또는 정보를 구하는 방법도 상세하게 들어있다. 그러나 이 책의 묘미는 여행지가 여행하는 사람에게 새겨지는 방식에 있다. 여행을 실행에 옮길 사람들을 위한 여행 정보는 이 책과 함께 출간된 <아이슬란드 트래블 스팟 45>에 있으니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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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했다. 아마 샤워를 하면서? 에린 작가의 여행지는 대륙들이 만나는 곳이었다.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조지아, 유럽과 아프리카가 만나는 (혹은 그냥 세상-구세계-의 끝) 포르투갈, 유럽과 북미가 만나는 아이슬란드. 책스타와 블로그로 인연이 두터워졌으나 북유럽 스릴러, 에드워드 호퍼와 같은 강렬한 키워드가 없었다면 조금 달랐겠지.

다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가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그리고 (아마도) 에린 작가도. 여행지는 아쉬움을 남기고, 그 아쉬움을 모아 책으로 엮어도 더 큰 아쉬움이 남을 테지만 할 수 있는 건 다음 여행과 다음 책을 준비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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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시선도 겁내지 않고 어린아이처럼 마냥 기뻐하던 때가 언제였을까. 이해를 받기 위해 애쓰는 일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걸, 이렇게 문득 나무를 찾다가, 꽃에 감탄하다가 깨닫곤 했다.
-51p, 꽃으로 뒤덮인 아이슬란드의 여름

가는 길 내내 창밖의 풍경에, 그러니까 보라색 여름 꽃밭과 털 뭉치 양 떼와 하얀 구름과 구름에 정신을 못 차렸을 뿐. 멀리 빛나는 바다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바람에서 나는 내음은 여행이었다. 여행중이라는 사실을 이보다 더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까. -92p, 웨스트피요르드의 작은 오두막 숙소

​혹시 나에게 허용된 시간이 부족해서 짧은 기간 내에 링로드를 도느라 하루종일 운전만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해도, 아이슬란드 일부를 느낄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며 보이는 풍경 자체가 아이슬란드일 테니. 세상 모든 아름다움이 빠른 속도로 내게로 다가와 안길 것이다! (동시에 두 번째 아이슬란드를 계획하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143p, 골든 서클

무작위 집단에게 인정받을 수도 있겠지만, '누구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느냐'는 내 자유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문제였다.
-192p, 언제까지 나를 증명해야 할까?

아름다운 걸 보다가, 그에 대해 나중에 생각하다가, 나중에 나중에 눈물이 날 만큼 벅찬 감동을 다시 느끼기도 하는 걸 보면, 여행하다 만나는 장면 장면을 통해 나를 만나는 것 같다.
-210p, 죽기 전에 얼음동굴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자신에게 한계를 그었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을 향유하는 데 굳이 선을 그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후회. -228p, 필름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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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오래오래 계속될 삶이라는 여행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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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40만 부 기념 특별판)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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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명멸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어떤 행위를 할 것인가? 그 행위 속에 '진짜 나'가 있는가? 그 행위를 하는 것 자체가 '진짜 나'를 발견하고 완성하는 것인가? -168p, 폴 고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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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고갱의 사과(모과?)가 폴 세잔 폴더에서 발견된 이유?
피카소가 잽싸게(?) 마티스를 밟고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
<모던 패밀리>의 덕후들을 따라 미술관에 가게 된 캠(카메라 아니고 캐머런의 애칭)이 마티스와 칸딘스키를 착각한 이유?
시트콤 속 가상의 방청객이 왜 웃는지 그 타이밍을 모르겠다면 당장 <방구석 미술관>을 끼고 방구석에 틀어박혀 볼 일이다.

문제의 세잔 폴더에는 세잔이 세잔인지도 모르던 시절 눈으로 선별해 촬영한 미국여행 사진 속에서 유난히 (모네 다음으로) 세잔의 그림이 많아서 놀란 나머지 세잔에 관한 에세이를 두 편이나 쓰면서도 모르고 지나칠 뻔한 미운오리, 아니 고갱의 사과가 있었다. 이제는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로 진출한 <방구석 미술관>을 이제야 처음 완독하지만, 본캐(?)가 미술에세이스트도 인플루언서(라고 부르지마 제발)도 아닌 '책수집가'인 만큼 대형서점 미술코너(실제로는 모든 코너를 거쳐 최근에 시, 소설로 복귀)를 이 잡듯이 뒤진 적도 여러 번, 게다가 이 책은 한 번 잡으면 최소 1챕터는 순삭이다.

그러니까, 몇몇 챕터는 이미 몇년 전에 읽었단 얘기. 그 얘기도 어디선가 했는데, 읽는 장소보다는 산책하는 장소인 '서점'에 앉지도 않고 서서 읽는 나를 어지간한 입담으로는 10분 이상 잡아둘 수 없다. 최애 장르인 소설에서 유일하게 애나 번스, 장르는 비소설이었으나 최애 작가인 김애란만 가능했던 그걸,

했다. 목욕하고 정좌하고 읽어야 한다고 믿었던 미술책이.
책방산책의 흐름을 끊고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한 권을 다 읽을 기세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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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말라! 결혼하지 말라! 오직 예술과 사랑하라!
-60p, 에드가 드가

​인간이 아무리 철학을 한다 한들, 결국 고통과 번민 속에 있을 뿐이다. 그것이 진실이다.
인간이 아무리 의학을 한다 한들, 결코 죽음을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이 진실이다. -113p, 구스타프 클림트

인상주의 작품들은 굳이 고도의 교육을 받지 않아도 미술을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품게 해주었던 것입니다. 간편한 튜브 물감까지 생긴 덕분에 프로, 아마추어 상관없이 야외로 나가 그림 그리기에 빠져 있던 시절이었죠. -151p, 폴 고갱

게다가 우키요에에는 보들레르가 항상 말하던 생각의 정수가 담겨 있었습니다. -182p, 에두아르 마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자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보고 있는 건 사물에 반사된 빛이었던 거죠. -209p, 클로드 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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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미술책도 읽고 보들레르도 읽고 유럽여행계획을 요리 보고 조리 보고 여행계획과 글쓰기를 통합하여 가보지도 않은 오르세 미술관의 방 번호까지 에세이에 언급하는 지경이 되었으나, 예술에 대한 열정이 전과 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술에세이는 그 자체로 꼭 필요한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애호가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버전의 읽고 쓰기가 가능하고, 읽기에서 쓰기로 확장하면 감상자에게 그림같은 묘사력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림은 좋은데, 아직 내 취향을 모르겠다면?

우선 <방구석 미술관>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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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하나하나 뜯어 형태를 통찰해보세요. 삼각형입니다. 인물들이 모인 그룹 전체를 통찰해보세요. 삼각형입니다. 모든 인물과 배경에 나무들을 통합해서 보세요. 삼각형입니다.
-329p, 폴 세잔

아르누보? 유겐트슈틸? 외국어라 어려워 보이지만, '과거에서 분리된 새로운 예술을 하자'는 정신을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진보 예술가들이 만든 명칭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297p, 바실리 칸딘스키

관객을 관찰자가 아닌 창조자로 보았죠. 과거의 어떤 예술가가 관객을 이렇게 보았던가요? -326p, 마르셀 뒤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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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에서 책으로 떠나는 미술관 여행! 재미있게 교양 충전이 가능한 <방구석 미술관>의 40만부 기념 특별판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 출판사 도서제공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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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뭐야뭐야 1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 지음, 김혜영 옮김, 가토 게이키 감수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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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왜곡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입문서로 제작되었으나 저자들이 한국에 진심인만큼 지적이고도 진솔한 서술을 했기에 한국은 물론 아시아와 전세계인에게도 의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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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뭐야뭐야 1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 지음, 김혜영 옮김, 가토 게이키 감수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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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일인은 탈무드와 토라에 평생을 바쳤다 그에게 왜 공부를 하느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유리잔을 감싸쥐더니 미안해서요라고 답했다 창밖에는 느티나무가 햇살과 섞였다 어느 일본인들은 매달 모여서 윤동주를 읽는다고, 어느 한국인은 히로시마 피폭자의 피부를 보고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울었다
-그런 나라에서는 오렌지가 잘 익을 것이다(고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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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는 '최종적'이거나 '불가역적'이지 않아야 비로소 '해결'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50p, 한국 연예인은 왜 '위안부' 굿즈를 착용해?

애초에 대한제국은 일본에 의해 이미 외교권을 박탈당했기 때문에 일본과 정당한 조약을 맺을 수 없었다. 즉 '한일병합조약'은 일본 정부가 일본 정부와 맺었다고도 할 수 있는, 말하자면 자작극의 산물이었다.
-76p, 왜 한국 연예인은 8월 15일에 '반일' 글을 올리는 거야?

원폭 피해는 일본인만 입은 것이 아니다. 식민지 지배로 삶이 파괴되어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본으로 이주해 오거나 징용 등으로 강제 연행되어 온 조선인도 원폭 피해를 입었다.
-118p, 케이팝 아티스트가 입은 '원폭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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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관계'나 '젠더 이슈' 같은 낱말은 중립을 가장해 차별을 묵과하는 사실상 차별어라고도 할 수 있다. 스스로 어떤 정체성을 주장하던 논쟁을 회피하는 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말을 안하면 안했지, 그런 어정쩡한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은 이유다.

역사는 서술자에 따라 달라진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역사는 어디까지나 주류의 역사다. 이 책은 일본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한반도와 일본의 역사를 어떻게 대해왔는지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나고 자란 한국(남한)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역사의 불완전함과 별개로 일본 사람들 스스로 모순을 인식하고 과거의 오류를 인정하는 과정 자체는 의미가 있다.

특히 피해국가이자 피해젠더인 한국 여성들조차도 종종 묵과해온 한국과 일본의 성차별 역사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일면 놀랍기도 하다. 불편함을 마주하기. 또한 한반도의 남북 문제와 한국인의 외국인 차별 등에 대해 우리 또한 각자의 위치에서 각성해야 함을 일깨운다. 일본과 한반도의 가해-피해 구도로 단순하게 읽히지 않는다. 한국인 입장에서 일본 사회와 지배계급의 행태에 분통이 터지기도 하지만, 저자들이 사유하고 토론한 차원이 예상을 뛰어넘기에 그만큼 우리의 인식도 확장할 필요를 느낀다. 몇 개의 단어로 요약할 수 없는 역사와 현실을 받아들이기.

*

​불편한 역사를 배우지 않는 것이야말로 '부끄러운' 일이고, '자신을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외면하고 싶은 사실까지 직시하고 반성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의의 아닐까. -168p, 케이팝을 좋아한다고 비판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

당사자의 영역에 서슴없이 침입해 당사자가 말하게끔 하고 있잖아.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걸 몇천 번, 몇만 번이나 해와서 지쳤어.
-186p, 단순한 케이팝 팬이 역사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

양보를 강요당한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분열되고 상처받는 것 아닐까? -210p, 한국인 친구가 생겼지만......

과거의 악행 때문에 생긴 차별의 구조에 올라탄 현대인은 이익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고, 과거의 잘못을 풍화시키는 과정에는 당사자로서 관여하고 있어. -221p, 어떻게 역사와 마주하는가

한반도의 근현대사와 일본의 조선 침략 및 식민지 지배를 공부하는 것은 내가 속한 사회, 혹은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나 인식을 재고하는 작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학생들의 논의 과정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232p, 책을 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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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왜곡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입문서로 제작되었으나 저자들이 한국에 진심인만큼 지적이고도 진솔한 서술을 했기에 한국은 물론 아시아와 전세계인에게도 의미있을 책이다.

​​태연한책장 @taeyeon_books 서평 이벤트를 통해
​해피북스투유 @happybooks2u 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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