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소리를 듣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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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의 <아몬드>에 겹쳐지는,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 스타일 2인조 브로맨스에 의외로 잘 어울리는,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처럼 나무나무한 묘사(영어로 읽었는데 나무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 천천히 읽었고 뒤로 갈수록 빨라졌다.) 한 스푼이 들어간 감성 로맨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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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쳐 있는 - 실비아 플라스에서 리베카 솔닛까지, 미국 여성 작가들과 페미니즘의 상상력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류경희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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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뿌듯한 소비! 미국의 20세기를 돌아보며 여성들이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될 기대감에 행복합니다. 작가, 작품 리스트가 더욱 익숙해질때까지 옆에 두고 자주 들여다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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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불안 - 어느 도시 유랑자의 베를린 일기
에이미 립트롯 지음, 성원 옮김 / 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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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불안이 공존하는 상태를 받아들이고 베를린에 적응하는 과정을 밀도있게 묘사함. <온전한 불안>이라니, 이게 바로 온전한 불안 그 자체. 원제는 <The Instant>인 것 같은데, 어떤 순간을 말하는지는 ‘반전‘ 이후를 계속 읽어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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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불안 - 어느 도시 유랑자의 베를린 일기
에이미 립트롯 지음, 성원 옮김 / 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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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불안: 어느 도시 유랑자의 베를린 일기"는 에이미 립트롯의 베를린 일 년 살기를 집약한 에세이면서, 소설이기도 하다. 구글맵투어에 능한 인터넷—소셜미디어 이전의 소셜미디어부터 통달한—중독자이자, 스스로 그 사실을 격하게 알고 있는 그녀는 자유와 불안이 공존하는 상태를 받아들이고 베를린에 적응하는 과정을 밀도있게 묘사하는 한편, 이야기의 본격적인 부분을 후반부에 놀라운 페이스로 숨겨두었다.

지구과학과 점성술, 지리학과 조류학이 공존하는 여행에세이—또는 산책에세이로서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만족스러운 표현으로 정리해주는, 때로는 너무 풍부해서 몰입하기 힘든 사실적—그녀가 조작한 사실일지라도—이야기는 (별 상관은 없는) 업무가 밀리고 뭉쳐서 초조한 시기에 부적절하면서도 딱 맞는다. <온전한 불안>이라니, 이게 바로 온전한 불안 그 자체. 원제는 <The Instant>인 것 같은데, 어떤 순간을 말하는지는 '반전' 이후를 계속 읽어야 알 수 있다. 스포없음주의

그녀 본인도 소설과 에세이 사이에서 어느 정도는 갈등하면서 썼을 듯한, 그러나 충분히 솔직하고 충분히 진실한,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읽어야 알 수 있는, 그랬어야만 하는 이유는 아마도 '달의 중력'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불안, 이라는 심리를 기꺼이 함께하기로 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덕후와 비공식 스토커로써 상습적인 불안증과 한몸이기에 이 이야기가 불편했으면서도—대체 왜 우리는 비슷하게 고통받는 사람을 적들보다 더 미워하는 걸까?—마침내 쓰고 싸우고 살아남은 그녀를 응원할 수 밖에 없다. 부디 지금의 행복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 재능으로 계속해서 지적인 글을 써주기를.

+ 독일어와 독일인의 시선으로 튜닝한 영어를 번역해도 리듬감이 살아있다. 번역도 훌륭하지만 원문도, 원문을 추론하는 내 머릿속 알고리즘과의 합도 좋았던 것 같다. 자꾸 인터넷 검색해서 나도 인터넷 검색하게 되는 책...이지만 다 읽었으므로 추천!


종종 이 자유—이 책임의 부재—는 나에게 자산이다. 이 가벼움. 이때 나는 나를 잘 간수할 수 있고, 이기적이고 즉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아, 하루가 길고,입술이 풀로 붙어버린 것 같고, 오래 말을 하지 않아서 내가 존재하기는 하는지도 잘 모르겠을 때, 외로움이 심하게 무르익어버렸다고 너무 자주 걱정한다. 그래서 나는 나를 무겁게 짓눌러줄 무언가 아니면 누군가를 찾고 있다. -45p, 초행자를 위한 베를린 안내

베를린은 수도지만 금융의 중심지가 아니고(금융 중심지는 프랑크푸르트다), 그래서 똑부러지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런던이나 파리 같은 금융 지구 도시들이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금융 노동자들이 없다. 찾아와 살았다가 버리고 떠나는 복잡한 흐름 속에서, 퇴락과 분할의 난폭한 역사는 내가 베를린에 매력을 느끼게 해준 빈 건물들과 저렴한 임대료를 만들어냈다. -55p, 디지털노마드와 유령

나는 계속 성큼성큼 걷는다. 혼자서 어딘가로 가고 있는 기분이 좋다. 나 자신에 점점 가까워지는 기분이다. 걸으면 걸을수록 자신감이 차오르고 조화로워지는 것 같다. 마음과 몸이 함께 일하는 기분. 나는 계속 걸어야 한다. 핸드폰이 15,000보를 헤아리다가 배터리가 나간다. -93p, 인터넷의 야생동물들

우리는 고등교육을 받은 공장 노동자, 다른 일을 여두에 두고 있는 국제적인, 무언가가 되려고 세계를 누비며 여러 일을 타진하는 사람들이다. 주말이 지나서 일에 보귀하지 않는 것은 승리를 의미한다. 동료가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는 그가 그림을 판 게 아닐까 기대하며 궁금해한다. 우리는 모두 인생을 바꿔줄 이메일을 기다리고 있다. -105p, 임시 계약직

최근에 '페른베Fernweh'라는 독일어 단어를 배웠다. 직역하면 '먼 곳 통증distant pain', 다른 어딘가에 있고자 하는 감정을 뜻한다. 당신이 있는 곳이 아닌 장소에 대한 그리움, 향수병Heimweh과는 반대되는 감정.
-117p, 베르크하인으로 다이빙하기

'언팔로우'를 하고, 묵음으로 설정해놓고, 사진을 지우고, 히스토리를 편집하고, 잠수를 하고, 몇 달 동안 '읽음'인 채로 있기.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준다. 대개의 사람들은 아픈 마음으로 온라인을 떠도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안다.
-165p, 디지털 고고학


(출판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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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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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작품, 내가 좋아하는 바다가 등장하는 판타지를 읽었는데 슬프다. 그럼에도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판타지가 공존하는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과도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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