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야기 한국 근대 문학 기행
김남일 지음 / 학고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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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 섭이 구더기 들끓는 무덤 같은 서울에서는 모든 사람이 죄 아 침부터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해롱거린다고 봤다면, 김기진은 눈을 뜨고 있어도 죄 줄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다. - P169

봄도 성북동의 봄은 고스란히 순동양적, 순조선적 봄이어서 좋았다. 꼴같잖은 양옥을 지어놓고 어울리지도 않는 사쿠라를 심어놓은 풍경하고는 격이 아예 달랐다!
상허는 거기에 집을 지었다. - P222

상허는 성곽을 따라 걸으며 성벽에 뿌리박고 자란 소나무의 솔씨를 생각하고, 성을 지을 때 돌 개수만큼이나 무수히 동원 되었을 백성들의 공력을 생각한다. - P226

보들레르의 파리와 베냐민의 베를린에서 백화점은 정처 없이 어슬렁거리 는 산책자들의 발걸음조차 상품 판매에 이용했다. 서울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아니, 식민지의 산책자들은 그걸 더 잘 알기 때 문에 더더욱 백화점을 찾았을지 모른다. - P273

그러나 외부란 그들의 노력으로 갖고 말고 할 성질의 것 이 아니었다. 조선은 철저히 식민지였고, 식민지에서는 오직
‘내지‘만이 유일한 외부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머릿속에서 희 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일 때, 이상은 걷던 걸음을 멈추고 "날개야 돋아라!" 이렇게 외쳤던 것이다. - P274

소심을 같이 나가는 역량도 역량이지만, 정작 책으로 묶여 나온 490여 쪽의 방대한 소설을 읽고 나자. 눈급만치도 ‘뻐터‘냄새나 ‘사시미 냄새가 나지 않는 데 놀랐다. 그러면서 "아하! 태원은 순수한 조선학파다! 이렇게 외치게 된다.
그를 감탄하게 만든 것은 박태원의 ‘말‘이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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