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온 여왕 - 남자 도살자, 벨 거너스
해럴드 셱터 지음, 김부민 옮김 / 알마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년 전 혹은 십수년 전에 서프라이즈 류의 TV프로그램에서 한 번은 봤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제목도 표지도 무척이나 강렬합니다. 대체 이 사람은 무슨 짓을 했길래 ‘지옥에서 온 여왕’도 모자라 ‘남자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실화라니?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 일까?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무서울까 걱정하는 한편 그 ‘끔찍한 이야기’의 실상이 궁금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푸른 수염까지 거슬러 올라간 ‘연쇄 살인마’의 연대기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 ‘벨 거너스’에 다다르게 됩니다.
1부가 끝날 사건의 진상에 대한 서술이 끝난 듯 했습니다. 그러나 화재사건의 조사중 농장에서 발견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사체와 주인 없는 짐들 등 증거들로 ‘살인 농장’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후 살인 농장을 구경하려고 몰려든 구경꾼들로 농장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방화와 살인죄로 기소된 용의자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유력한 증거와 증언은 경찰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피고 측 변호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피고는 수감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으로 사망합니다.
그 후에도 다양한 증언과 주장이 난무 했고, 수십년간 다른 지역에서 끊임없이 벨 거너스를 목격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가장 나중에 의심을 받은 유력한 후보자는 돈을 노린 범죄 수법이 벨 거너스와 유사했지만 본인이 강력하게 저항했고 삶의 궤적도 확연히 달랐고 그녀가 벨 거너스라고 확실하게 알아볼 증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미스터리로 남았습니다.
요즘같으면 과학수사가 빛을 발했을 부분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당시에 누구인지를 알아냈다는 것이 더 대단하게 생각됐습니다.

이 사건이 더욱 끔찍한 것은 벨 거너스가 희생자들을 도살 했고, 그들의 시신을 분리하여 한데 뒤섞어 버렸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감정이 개입할 여지 없이 건조하게 서술하고 있음에도 우연히 발견되거나 발굴 된 사체에 대한 묘사 부분을 읽을 때는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특히, 범행 수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는 더욱더 가슴이 서늘해 집니다.

벨 거너스 사건도 사건이지만 그 사건을 다룬 당시 언론들의 모습, 시민들의 반응 등을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특히, 흥미 위주의 기사를 앞 다투어 쏟아내는 언론들. 과도하게 감정 이입하여 소설을 쓰는 기자들. 여성들이 이 사건에 과도하게 관심을 기울인 데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과 또 그에 반발하는 주장들이 부딪치는 장면은 재미있다고 본다면 재미있기도 하고, 10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한 모습이 씁쓸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