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책, 그중에서도 감정과 관련된 책은 직업 때문인지 유독 눈에 띄고 관심이 갑니다. 현장에 있을 때 성인 상담의 대부분은 우울 또는 불안이었고 그 내면을 살펴보면 분노가 깔려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책 제목대로 자신의 감정인데 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건설적으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내담자들을 저자들 또한 수백명 만나면서 핵심감정인 무기력, 우울, 불안 그리고 열등감, 공허감, 분노, 혼란감과 정체성이라는 7가지 카테고리를 가지고 각각의 감정에 대한 정확한 정의, 원인 그리고 해결방법 등에 대해 논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자신이 감정을 다스리를 방법을 알려준다기보다 책 한장한장을 읽어내려가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인상깊게 읽었던 섹션은 분노 파트였어요. 저 또한 성격이 급한 편이라 감정 또한 쉽게 증폭되는 편인데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같은 상황을 떠올리며 혼자 분노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 자주 있었어요. 책에서는 이러한 분노를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으로 보지 않고 내 마음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설명해요. 특히 분노 아래에는 상처받음, 억울함,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숨어 있다는 부분이 오래 남았어요. 생각해보니 저 또한 화가 났던 순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왜 내마음을 이해해주지 않을까라는 서운함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그러한 마음을 인정하기 싫어서 화라는 감정으로 표현했던 거지요. 아이를 키우면서도 종종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하면 그러한 행동이 아이를 다치게 할까봐 두려워서, 무서워서 느끼는 감정을 화로 표현하곤 했거든요. 이렇게 표현되는 감정인 2차감정이 아닌 "네가 다칠까봐 무서워서 엄마가 놀랐어. 위험한 행동은 하면 안돼"라고 1차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분노를 건설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 책이 무조건 참으라고도, 무조건 쏟아내라고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대신 감정의 뿌리를 바라보게 만들어요. 화를 없애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왜 화가 났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는 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읽는 내내 마치 마음속 감정들을 조용히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느낌이 들었거든요. 특히 ‘분노’라는 감정을 단순히 성격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상처와 외로움까지 바라보게 해 준 점이 좋았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자주 휘둘린다고 느끼는 사람, 화가 나면 스스로도 감정을 주체하기 어렵거나 속상한 일이 있어도 혼자 곱씰을 뿐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을 고쳐야 할 문제로 보는 대신 내 마음을 이해하는 신호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