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추리소설의 환상

환상의 여인 ㅣ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이은선 옮김 / 엘릭시르 / 2012년 7월

 “The night was young and so was he” 로 시작되는 이 책의 첫문장부터 오역이 넘치는 서적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엘렉시르에서 나온 『환상의 여인』에서는 “밤은 젊고 그 역시 젊었다.”의 간결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추리소설에 약간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3대추리소설’ 이라는 말을 한번 이상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드루리 레인의 『Y의 비극』그리고 윌리엄 아이리쉬의 『환상의 여인』이 세가지의 책을 3대 추리소설이라고 하는데 물론 3가지 작품 모두 잘 짜여진 ‘소설’이긴 하지만 ‘추리소설’ 이라고 하기에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을 어쩔수 없었다.

그런 생각을 여태껏 가지고 있다가 이 책을 읽고 마지막 부분의 해설을 읽으면서 줄세우기 좋아하고 순위매기기에 매몰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당연스럽게 벌어지는 일중에 한부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때 헛웃음과 허망함이 들었다.

하지만 ‘3대추리소설’ 의 거품을 걷어 낸다고 해도 충분이 매력 있는 소설이다. 사형집행 150일전에서 시작하는 목차는 사형집행1일 후로 마무리 되고 사형집행 날짜가 다가 올수록 점점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의 심리묘사와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을것 같은 환상의 여인을 쫓는 모습, 등장인물들간의 사랑, 증오, 우정이 적절하게 버무려진 스릴러의 느낌을 준다. 굳이 비교하자면 시드니 샐던의 책들과 어느정도 유사한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현대사회에서 현대인들이 간혹 느끼는 ‘세상이 나를 좆게 되게 하려고 모든 사람들과 짜고 나를 공격하게 하려는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들이나는 철저한 관찰자의 느낌에서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