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드레스를 입은 악마
월터 모슬리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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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폭력을 지나서 마주하게 되는 냉소와 전복 그리고 묵직한 여운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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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드레스를 입은 악마
월터 모슬리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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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되었다. 1940년대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1990년대의 한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던 나에게 일상에 만연한 그리고 내재된 폭력의 짙은 향기와 냄새를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되었다. 그런 시절에 달갑지 않았음에도 이 작품에서 깊게 배어 있는 짙은 폭력의 채취가 반가움으로 느껴지는 건 이런 하드보일드함의 그리움에서 기인하는 거로 생각한다.

마성의 여인으로 묘사된 데프나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의 반전은 작품 전체를 뒤집는 전복감을 주는 이 작품의 백미라 생각한다. 그 순간부터 이야기 전체가 다르게 보이는 힘을 주는 정도로 단순한 의미에서 정체가 드러난 미스터리를 풀었다가 아니라 등장인물이 처한 세계의 윤리와 감정의 무게까지도 한 번에 뒤흔드는 느낌을 준다.

마무리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하드보일드 특유의 비정하지만, 응축된 마무리가 요즘 작품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매끈하게 잘 떨어진 느낌이다. 무심하면서 가벼운 느낌으로 끝나는 마지막 대화를 그 뒤에 남겨진 공허와 여운을 자연스럽게 감당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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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식탁』결혼 후 자연스레 이어지는 출산과 육아의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삶의 고통과 타인에 의해 빚어지는 고통을 스스럼없이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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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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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사라지고 형식만 남은 세상에서 구역구역 살아가는 사람들
무미건조함 속에 끝없이 나열되는 단어
이야기의 결론을 지어야 하는 부분에서 급격히 바뀌어버린 글의 리듬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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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보수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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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분서 시리즈의 매력은 독자가 직접 마주하는 듯한 사실적인 상황의 표현과 각자의 개성을 가진 인물을 지켜보는데 있다. 또한 작품 말미 ‘저자의 말‘에서 보이는 에드 맥베인의 거침없음을 보는것도 즐겁다.

1937년에나 일어날 법한 일이었다.
당시 6월 하순의 어느 날 밤에도 지금처럼 보슬비가 인도를 씻어내리고, 아스팔트가 새까맣게 번들거리며, 빨강과 초록 네온 불빛으로 알록달록했을지도 모른다. 보슬비가 내리는데도 공기 중에는훈훈한 기운이, 6월의 향긋한 냄새가, 우거진 초목의 은은한 향기가 아른거렸으리라. 그리고 자라나는 것들의 향기는 지나가는 여자들의 향기와 뒤섞이고, 사람과 기계 들의 향기와 뒤섞이고, 언제나 감도는 한밤중 도시의 냄새와 뒤섞였으리라.

글쎄, 나는 사립 탐정 시리즈를 쓰라고 고용된 건 아니었다. 나는 -이 빼어난 서문들을 꾸준히 수집해 오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반복하자면- 가상의 도시를 무대로 한데 모여 하나의 복합적인 주인공을 형성하는 형사반 소속 경찰들을 사실적으로 다루는 시리즈를 제안했었다. 이는 전체 구상을 해치거나 약화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계급의 경찰이든 어떤 신념을 가진 경찰이든 등장하거나 사라질 수있고, 살해하거나 살해당하고, 전근을 가거나 전근 올 수 있음을 뜻했다.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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