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의 식탁』결혼 후 자연스레 이어지는 출산과 육아의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삶의 고통과 타인에 의해 빚어지는 고통을 스스럼없이 나타낸다.
87분서 시리즈의 매력은 독자가 직접 마주하는 듯한 사실적인 상황의 표현과 각자의 개성을 가진 인물을 지켜보는데 있다. 또한 작품 말미 ‘저자의 말‘에서 보이는 에드 맥베인의 거침없음을 보는것도 즐겁다.
1937년에나 일어날 법한 일이었다. 당시 6월 하순의 어느 날 밤에도 지금처럼 보슬비가 인도를 씻어내리고, 아스팔트가 새까맣게 번들거리며, 빨강과 초록 네온 불빛으로 알록달록했을지도 모른다. 보슬비가 내리는데도 공기 중에는훈훈한 기운이, 6월의 향긋한 냄새가, 우거진 초목의 은은한 향기가 아른거렸으리라. 그리고 자라나는 것들의 향기는 지나가는 여자들의 향기와 뒤섞이고, 사람과 기계 들의 향기와 뒤섞이고, 언제나 감도는 한밤중 도시의 냄새와 뒤섞였으리라.
글쎄, 나는 사립 탐정 시리즈를 쓰라고 고용된 건 아니었다. 나는 -이 빼어난 서문들을 꾸준히 수집해 오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반복하자면- 가상의 도시를 무대로 한데 모여 하나의 복합적인 주인공을 형성하는 형사반 소속 경찰들을 사실적으로 다루는 시리즈를 제안했었다. 이는 전체 구상을 해치거나 약화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계급의 경찰이든 어떤 신념을 가진 경찰이든 등장하거나 사라질 수있고, 살해하거나 살해당하고, 전근을 가거나 전근 올 수 있음을 뜻했다. -저자의 말 중에서-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작가가 부럽다. 천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미안하다. 질문을 바꿔 보마."잠시 생각했다. "가미야마 고등학교에서 네가 일인자라고 장담할 수 있는 일이 있냐?"사토시는 즉답했다. "없지."너무나도 신속하고 명확한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말 안 했던가? 난 후쿠베 사토시한테 재능이 없다는 걸 안다고. 예컨대 나는 홈지스트를 동경하지만, 그게 될 순 없거든. 난 심원한 지식의 미궁을 빠짐없이 탐험하겠다는 기개가 결정적으로 부족해. 마야카가 홈스에 관심을 가지면, 내 장담하는데 석 달 만에 날 앞지를걸. 내 가 할 수 있는 일이란하지만 기껏해야 이런저런 장르의 문간에 서서 잠깐 들여다보고 팸플릿에 도장을 찍으며 다니는 거야. 일인자는 될 수 없어." 사토시에게 그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사토시는 그 말을, 마치 날씨 이야기라도 하듯 태연자약하게 했다.
잃으면 안되는 무언가와 지켜야만 되는 어떤것 둘사이의 모호함이 있다. 그걸 위해서 어디까지 감수할 건가?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그때까지 쭉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시간을 되찾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나는 머리 위의 하얀 꽃을하염없이 올려다보고 있었다."하늘은 분명히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이윽고 다에코 씨가 그런 소리를 했다."하아.…..""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일이에요. 진창 속에서 몸부림치는 괴로운 날들도 있겠죠. 하지만 후지이 씨, 긍지를 잃어서는 안 돼요. 가슴속에 자부심만 굳게 품고 있으면 어떤 불행도 견뎌낼 수 있어요.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했잖아요? 전 그걸 지켜봤어요. 하늘도 분명 지켜보고 있었을 거예요. .…..…오늘은 정성껏 소원을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