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쓰는가 - 누구나 알아야 할 재정 이야기
김태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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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경제민주화가 대선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우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 가장 관심있어하는 주제를 가지고 공약을 만들고는 한다. 허지만 투표에 무관심한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나라경제에 구체적인 관심이 없고 보기좋고 듣기좋은 공약만 보는 경우가 있어서 잘못된 투표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하는 일에 관심없을 때 생기는 문제는 대선 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하는 일에 관심없는 사람일지라도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는 없다.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금을 내고 있지만, 세금이 어느곳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일거수일투족 감시하려고 애쓰는 것은 필요없지만, 최소한 세금이 왜 걷히고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있어야 정부의 관료들이 세금을 올바르게 쓰는지 구별할 수 있지 않을까?


 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쓰는가는 세금, 즉, 재정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재정이 왜 필요한 것인지, 재정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며 우리가 내는 세금을 바로알게 하고 경제발전에 세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세금을 걷음으로써 사회의 양극화문제, 복지, 낮은 경제성장률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가질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경제적 문제를 재정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는 신선하고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재정에 대한 얘기를 하는 책은 흔하게 찾을 수 없다. 우리와 가까운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기보다는 대학교재나 전문서적에서 재정학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재정학이 학문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론이 많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필요한 이론 설명을 하고 최근에 일어난 대선이나 4대강사업에 대한 얘기들을 들려주면서 매우 현실적인 주제로 다가오고 있어 책을 읽을 때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다. 일반인 뿐만 아니라 경제에 관심있는 대학생들도 풍부한 상식과 경제지식을 넓히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경제학이론이 이 책에서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 최근의 이슈에 빗대어 설명을 해주어서 이해하기가 쉽다.


 경제학이론 때문에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이론의 틀 안에만 적용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경제학이론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무조건적으로 교과서에서만 나오는 이론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서 쓰였을 때 타당하지 않은 것이라면 비판한다. 예를 들어 GDP가 분배에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들어보자. 작가는 GDP의 개념을 맨큐의 경제학에서 가져왔다. 맨큐의 경제학에서는 GDP가 실제로 국민들의 경제상태를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하지 않는다. 맨큐를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구절을 떠올릴 것이다. 'GDP는 사람들의 행복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지표가 아니다' 하지만 작가는 독자의 예상을 엎는다. GDP는 두 가정집에서 주부들이 서로의 집안일을 바꿔서 일해도 늘어난다. 침몰한 유조선의 기름을 흡수하기 위해 종이를 대량으로 구입해도 GDP는 늘어나고 어린아이가 방과후에 여러학원을 순례해도 GDP는 늘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GDP는 효과적인 경제지표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공감하고 납득이 되는 설명을 하기 때문에 작가의 글은 설득력이 있다. 이러한 설득력으로 암기식으로 외워왔던 경제학 이론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작가의 글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작가가 서울대교수이기 때문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이나 미시경제학 이준구교수가 추천했기 때문에 좋은 책인 것은 아닐 것이다. 평판 때문에 더 유명해지는 책은 있다지만 이 책은 매우 공감가는 내용과 거부감이 없는 작가의 해박한 지식, 그리고 우리나라의 문제를 흡입력있게 써낸 덕택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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