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스토리
황경신 지음 / 북하우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황경신.. 그녀의 상상력에 존경을 표한다. 백번.. 아니 천번 그 이상.

지리한 수식없이 몇 단어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

사람에게 찌릿한 동감을 불러내는 건 분명 재주다.

이 책엔 약간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글들이 많다.

인형과의 만남이라든가, 무엇이든 사라지고 나타나는 마을이라든가 날씨를 살 수 있는 이야기라든가.

잠깐, 다른 세상(눈에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에 있을 법한)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아니면... 어릴 적 순수했던 동화적 상상을 그리워하는 사람에게도 추천.


<밑줄>

# <사진관으로 가는 길> 중

'결국 마찬가지라는 이야기군요." 내가 말했다.

..........................

나는 두 장의 사진을 가방 속에 집어넣고, 그 여자와 인사를 나누고, 그 집을 나섰다. 저녁이 와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은 한결 나아져 있었다. 난 그냥 도청소재지를 외우지 못해서 선생님께 잠시 혼이 났던 것뿐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가끔, 반성하지 않아도 좋을 절망이 있는 법이다.


# <십일월의 밀크티> 중에서

나는 영혼에 영원히 남은 흉터를 만지작거리면서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상징들의 행복을 빌었다. 그리고 그해 십일월이 끝났을 때 나는 한 잔의 밀크티가 되었고,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해졌다. 짧고 간결하게 안녕, 이라고 속삭이는 것만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