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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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이 책, 두툼하다. 441쪽. 이정도 두께라면 나에게는 '압박'일텐데

드라마의 힘을 빌려 읽기 시작했다. 무려 도서관에 '예약'대출 시스템을 이용해서 말이다.

처음에는 은수가 말할 때 최강희 목소리가 들리고, 태오가 방긋 웃을 때 지현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렇게 드라마와 책을 비교해 가면서 읽는 재미는 처음 느껴본다.

달콤하다고 했다. 이 도시가. 아니, 전혀. 달콤하지 않다.

은수. 오은수. 31~32살 여자. 그의 주변인들.

모두 평범한 듯 비범하고, 비범하듯 우리 일상 속에 폭 파묻혀 있는 사람들이다.

책을 읽는 그 순간들은 즐거웠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으니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다.

직업과 결혼, 인생에 대한 무거운 질문들이 아직도 아직도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

그래서 별 2개이다. 책과 영상물의 싸움은 항상 영상물이 승리한다고 생각했고, 이번에도 역시 그러하다.

시니컬하신 책 속 은수씨 말고 최강희로 분한 좀 더 달콤하시고 귀여우신 은수씨가 나는 더 좋다.

 

웃겨 죽는 줄 알았던 구절.

20쪽.

골목은 20대 초반의 아이들로 바글거렸다.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길쭉길쭉한 다리를 놀리는 기린 같은 여자애들 사이를 쪼그랑 할망구처럼 헤치며 나아가야 했다.

(기린과 할망구의 이미지의 극단적 대조와 함께 있는 블랙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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