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할아버지가 없다.

내게 유전자를 물려준 생물학적 할아버지는 있겠지만

난 외/친할아버지를 한 번도 뵌 적이 없고,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완고하고 고집스런 할아버지가 손녀를 대할 때만은 달라지는 그 따스함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성장소설로 분류되는데, 여러 성장소설을 읽어도 내 삶을 성장시킬, 내 인생을 바꿀 만한 소설은 아직 찾지 못한 것 같다.

알고 싶다. 할아버지의 사랑이 무엇인지.

살아온 시간들을 기억하며 곧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도 알고 있는 한 인간이(누구의 무엇도 아닌, 그냥 그 사람 자체)

이제 막 꽃을 피우려고 하는 인생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할 수 있는지를...

난 소설을 통해, 남의 인생을 통해 엿볼 수 밖에 없는, '리버보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축복을 감사하라.  무엇을 하여도 할아버지는 얻을 수 없으니까.

 

할아버지의 어린 모습이 내게 나타나 아직도 막막한 인생의 커튼을 열어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리버보이를 찾기 위해 엄청난 거리의 바다를 헤엄쳐가는 아이처럼

나도 그 커튼, 그 자락을 잡아 들어올리기 위해 오늘도 헤엄친다.

나의 헤엄은 다소 서툴지만 언젠가는 한 폭의 아름다움 그림이 될 수 있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