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이빨과 말하는 발가락 돌개바람 39
정승희 지음, 김미경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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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  데카르트 -


세상에 참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좋은 책 한 권을 얻기란 쉽지 않다는데,

저는 복이 참 많은 사람인가 봅니다

이름 그대로 달콤한 꿀 교육, 허니에듀를 통해 또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게 되었거든요

서평이라 하기엔 거창하고, 그저 제 감상평...정도라면 얼마든지? 쓰겠다 싶어서 신청하게 되는 

맛깔나는 이벤트라지요^^


이번에 만나게 된 '괴물 이빨과 말하는 발가락'은 제목에서 느껴지던 이미지가 명랑해서,

딱 아이들 책인가보다 했는데요, 책 소개를 보니 오히려 다소 무거운 '죽음'이 주제가 되더군요

초등생 키우는 부모님들 나이쯤만 되면 원치 않아도 지인의, 친척의, 부고 소식을 듣게되곤 하죠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동호는 초등생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죽음과 마주하게 됩니다


동호는 뻐드렁니 때문에 치아교정기를 끼게 되고, 

그로인해 괴물이빨이라고 놀림을 받는 아이입니다

제목의 '괴물 이빨'이 바로 동호인거죠

이미 책을 모두 읽은 후라 애틋하고 아련한 마음이 먼저 들지만, 

표지의 동호는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환한 미소를 짓는 동호의 모습을 넘기면, 

그냥 넘기기엔 아쉬운 작가님들의 소개가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아이 읽을 때 같이 읽은 책도 몇 권 보이네요 아이도 저도 즐겁게 읽은 책들이라 

두 분 작가님이 더 반갑습니다^^


동호가 괴물이빨이 되면서 속상한 모습이 잘 드러난 그림이에요

마치 아이가 그린듯한 정감있는 모습이라, 더 매력적인 그림체인 듯 합니다


이 책에는 나무 그림이 여러 장 있습니다

동호가 의식을 잃은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도 나무, 겨울나무가 등장하지요

심리검사에서 보는 나무 그림으로 본다면, 사실 이 나무는 걱정해야 할 모습입니다

그런데 제목을 보니, 오히려 희망적이네요 

'죽은'이 아닌, '죽은 척'하고 있으니까요


평소에는 치아교정기 때문에 엄마를 닮았다고, 잔소리 한다고 원망까지 하던 동호지만,

할아버지를 '겨울 나무'에 빗대어 말하는 모습은 그저 어디에도 없는 효자더라구요

유일하게 꼼지락거린 할아버지의 발가락을 목격하고, 

그것을 희망적인 이야기로 전하는 동호를 보면서 저는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더랍니다...

아이가 보는 시선, 아이가 하는 이야기, 아이가 받아들인 현실.

철이 없어 그런거고, 아직은 순수해서 그런거다라고만 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그 생각들이

제겐 더 없이 멋진 격언처럼 와닿았거든요


겨울나무는 결국 동사하지 않는 무적의 나무가 되려나 봅니다

새싹이 돋아난 나무의 그림은 어느 명화 못지 않네요


이 책을 읽은지 2주쯤 된 것 같은데, 까먹기 대장인 제가 동호의 이야기는 여전히 기억에 남습니다

덩치 큰 기차가 한 번에 확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할아버지도 천천히, 천천히......

철 덩어리로 된 몸을 움직이는 기차처럼 할아버지도 힘들 거에요. 

하지만 할아버지도 정말 멋지게 움직일 수 있을 거에요. 

기차처럼 말이죠.

할아버지는 지금 겨울나무처럼 죽은 척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할아버지도 쉬고 있는 거에요.

그러니까 봄이 되면 다시 쌩쌩하게 일어나실 거에요. 

큰 나무처럼 말이에요.


글 작가님의 과거 기억이 녹아든 이야기,

저와 제 아이가 겪었던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또 겪을 이야기...

이렇게 저는 이 책을 통해 '훌륭한 사람과의 대화'를 했답니다


*허니에듀, 바람의 아이들 감사합니다*


#허니에듀 #허니에듀서평 #허니북클럽 #바람의아이들 #괴물이빨과말하는발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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