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적 유토피아, 그 대안적 미래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20
김미경 지음 / 책세상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의 여자들 중에 '여자'라는 성 때문에 상처받아 본 적이 없는 이가 몇이나 될까? 사소한 한 마디, 유쾌하자는 농담, 무심한 행동,,, 집 안에서 밖에서 골수에 각인된 듯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성차별과 비하에 일일이 갈겨 주지도 못하고 속으로 신물을 삼켜 본 적이 없는 여성이 몇이나 될까? 만약 그런 분들이 있다면 억세게 운 좋은 분들이다. 교양있고 의식있는 부모와 환경속에서 성장했거나, 엄청 재능이 있거나, 아니면 골이 휑한 분.

이 책에는 유토피아도 대안적 미래도 없다.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지 2년 여 된 여성학자가 가부장적 권위를 축으로 돌아가는 여성, 청소년, 세계화,노동,정치,환경,복지 등의 문제를 부담없는 어조와 분량으로 스케치하고 있다.

소위 진보적이라는 심지어 좌파라는 남자들도 여성에 관해서는 그 아량과 진보를 보여 주지 못한다. 이번 대선을 전후로 많은 진보 싸이트가 생겨나면서 일말의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오히려 참담한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다. 여성을 뺀 정치 문화 사회의 민주화, 이건 개코다. 권위주의,획일주의의 가부장제를 그대로 유지한 채 민주화 하자는 것이다.

여성끼리의 연대, 성별 분업구조의 해체, 여성 정치의 세력화가 현실적 답이다. 생태 페미니즘의 대안에 공감한다. 여성문제를 자본과 가부장제,환경문제와 함께 풀어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나 공감하지만 너무나 멀고 공허하다. 남성들의 적극적 협조를 넘어서 동지의식 속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또한 여성들의 자각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순도 99.9%를 자랑하는 가부장제 공기 속에서. 헉~

그리고 이것은 이기적 개인주의와 물신주의,몇 나라 중심의 세계화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자각이 있을 때 가능한 인본주의 생명운동 아닌가? 극소수? 남성들이 페미니스트를 배타적 파벌주의라 하지만 내가 본 페미들은 너무 착하다,대책없이. 인류의 문제 심지어 동식물 문제까지 끌어 안으려 한다. 어쩌자는 건가? 내가 페미니스트 명함도 못 내밀고 있는 결정적 이유다.

마초들이라면 신물이 난다거나, 이 사회와 골이 깊은 여성 분들은 괜히 화만 돋울 수 있으므로 권하고 싶지는 않다. 그 외 분들 특히, 처음 여성문제에 관심을 갖는 분들에게는 권한다. 저자의 친절한 자료 소개가 좋다. 친구가 '이 책 한 번 바바'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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