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세상, 희망의 복음 - 그리스도인이 믿는 신과 구원, 희망의 의미
김유복 지음 / IVP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 한국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씀과는 달리 성도들의 이분법적인 삶, 목사들의 부도덕함, 교회들의 자본주의화 등이 틈틈이 맞물려 세상으로부터 비난과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 그래서 진정으로 기독교가 어떤 종교인지 알릴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복음은 무작정 거부당한다.

  세상 사람들의 무관심은 그래도 좀 낫다.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기독교가 어떤 종교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 믿으면 잘된다는 기복신앙이 기독교인줄 알고 교회를 다니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가슴이 아프다.

  기독교에서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예수라는 인물은 누구이며, 하나님의 존재가 과연 합리적인가? 믿는 자들이든 믿지 않는 자들이든 기독교에 관심이 있다면 여러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고자 노력할 것이다. 세상의 맹목적 비난으로부터, 심취해 있는 기독교 문화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이런 질문들을 던질 수 있어야 옳은 답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질문들을 아우르는 답은 결국 진리의 성경에서 얻을 수 있다. 성령께서 지혜와 은혜를 베풀어 주실 때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통해 진정한 기독교에 닿을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답을 찾는 좋은 방법은 믿음의 선배들에게 베풀어 주신 지혜들을 통해 써진 신앙서적들을 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발간된 수많은 기독교 안내서들이 그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수많은 기독교 안내서들 중 한권이다. 하지만 무언가 다른 한권이다. 나는 이 책이 3가지 이유에서 특별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우리나라 작가가 한글로 썼다. 국내에서 소개된 유명한 변증서와 기독교 안내서 상당수가 서양 작가들의 작품이다. 고전이 된 C.S.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톰 라이트의 ‘톰 라이트와 함께하는 기독교 여행’은 한 장(chapter) 한 장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지고 모아져 기독교라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주한다. 존 스토트의 ‘기독교의 기본 진리’, 폴 리틀의 ‘이래서 믿는다’는 변증적 차원에서 기독교에 대해 품은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매우 우수한 작품들이지만 어법과 문화적 차이로 어렵게 느껴지는 문장들이 간혹 있다. 난해한 몇 문장들은 때론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책장을 넘기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국내 작가가 한글로 술술 써서 잘 읽히는 그런 책이라 다르다.

  그렇다고 책장만 잘 넘어가는 책이냐? 그렇지 않다! 저자의 외길(one way) 이력은 이 책의 내용이 얼마나 신뢰할만한 책인지 보여준다. 25년간 캠퍼스와 삶의 현장에서 복음전도자로 살아온 저자는 캠퍼스 선교단체 간사 출신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온 열정을 품은 사람이다. 사임 후 개척한 교회가 자리하고 있는 대구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그의 메시지를 통해 복음을 알고 이전과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한결같이 청년들과 다음 세대를 위해 살아온 그가 지금까지 만나온 수많은 구도자들은 이 책을 쓰게 한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르겠다(『나는 그렇게 슬픈 오해를 받고 있는 어떤 분(하나님)을 변호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기독교가 말하는 복음이 무엇인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믿고 성경을 따르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려고 했다.(pp.8-9)』). 오해를 받는 자에 대해 변호하고, 기독교가 말하는 복음이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진심어린 마음으로 쓴 책이라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 중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하나님 나라’ 관점을 소유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성경의 흐름을 쫓아간다. 하나님의 창조, 인간의 타락,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속의 기본 틀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파생시켜 나간다. 제목과 일치하게 세상은 깨어져 고통이 가득하다는 것과 그런 세상 속에서 복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을 주장하며 하나님 나라를 선포한다. 기독교 안내서들을 보면 예수에 대한 변증은 많지만 그가 가져 온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포괄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물론 내가 모든 기독교 안내서를 읽어보지는 않았기에 섣불리 단정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저자는 예수가 오신 이유가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드러내고자 함이라면 기독교 안내서에서 그 나라의 의미와 이야기가 빠져서는 안 된다고 본 것 같다. 기존의 기독교 변증과 하나님 나라의 제자도의 기막힌 조화가 이 책에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깨어진 세상에서의 희망의 복음이 하나님 나라라는 구체성으로 제시되고 있고, 믿는 자들에게는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 궁극적으로 무얼 소망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으로 하나님 나라를 제시하고 있다.

  위의 몇 가지 차이점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보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다.

  ‘기독교에 대한 세상의 비난과 조롱’이라는 무겁고 두꺼운 포장지를 뜯어버리고 그 속의 진짜 선물인 기독교를 알아보고자 하는 비신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기독교 문화와 익숙함’이라는 얇고도 단단한 포장지를 해치고 그 안의 기독교 진수를 알아보고자 하는 기신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