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정신과 기독교
오노 시즈오 지음, 김산덕 옮김 / 하영인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일본의 정신과 기독교>는 일본 기독교회사를 통해 일본의 정신을 들여다 본 책이다. 저자인 오노 시즈오는 일본그리스도개혁파교회 소속 목사이자 일본 그리스도교회 역사 연구가이다. 그의 이런 배경은 많은 일본 교회사와 구별되게 일본 개혁파 교회의 입장에서 교회사를 정리하도록 하였다. 그 결실이 바로 이 책, <일본의 정신과 기독교>이다.

<일본 교회사(칼빈아카데미, 2012)>의 개정판인 본서를 1판의 번역을 맡았던 김산덕 박사가 부족한 점을 충실히 보완해 낳았다. 역자는 호도스신학원을 설립하고 목회자 없는 일본의 교회들을 위해 한국인 목회자를 훈련하고 파견하는 일에 힘쓰고 있는데, 그의 일본어와 일본 문화·역사에 대한 수준 높은 이해는 이 책을 번역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된다.

탁월한 저자와 역자의 만남으로 우리 손에 오게 된 <일본의 정신과 기독교 >은 일본에 개신교가 전해지기 시작한 메이지와 그 다음 원호인 타이쇼까지의 기독교 역사를 다룬다. 이 책은 원호를 사용해 역사 구분(메이지, 타이쇼, 쇼와)을 하고, 각 시대별 기독교 및 기독교회의 특징을 서술한다. 저자는 이 원호를 사용한 시대 구분이 집필 당시에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자면 안이한 생각이었다고 고백한다(14p). 원호(혹은 연호)는 텐노(천황)의 계승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바뀌게 되는데, 기독교 역사에 대한 기술을 하며 일본 천황 중심의 시대 구분의 틀을 차용한 점에 대한 반성을 하는 것이다. 정부가 바뀜에 따라 시대 분위기가 달라지고, 이는 곧 사회의 변화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저자의 이런 구분을 질타할 수만은 없겠다.

책의 세부내용은 일본의 기독교회사를 이해하는데 충분히 유용하다. 의료 선교사 헤본을 대표로 한 복음의 씨앗이 일본 땅에 심어지고,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교회들이 세워졌다. 그러면서 기독교 교육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다양한 교파들이 생겨났으며, 교파를 극복하는 보편교회 신조도 함께 강조되었다. “우에무라 마사히사우찌무라 칸조라는 일본 기독교사에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인물들과 함께 교회는 사회문제 가까이 있었던 집단이었다(1~10, 메이지 시기). 메이지 시기를 지나 타이쇼 시기에도 기독교는 다양한 영역에서 그 의의를 드러내며, 대표적 인물로는 타카쿠라 독타로가 있다(11~12, 타이쇼 시기).

에서는 일본 교회 형성의 원초에서 안정적인 성장에 이르기까지의 과정(336p)이 서술되었다. ‘에는 전쟁과 식민지 지배 역사가 등장 할 텐데, 이런 역사적 상황에서 일본 기독교회의 움직임은 어땠을지 궁금해진다.

필자는 기독교가 유입되고 정착하는 과정 곳곳에서 보인 일본인들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태도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적잖이 놀랐고, 한편으로는 그들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 본서가 현재 일본과의 좋지 않은 관계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회피되는 책이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한 나라에 기독교가 전파되고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국가와 사회의 맥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다시금 확인해 볼 수 있는 유익이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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