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연습 - 세상에 생명을 주는 영적 훈련
카일 데이비드 베넷 지음, 정옥배 옮김 / IVP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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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두 가지 대계명이다. 이 두 계명이 균형감 있게 구현되는 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국 기독교에는 하나님 사랑이라는 측면만이 더 강조되는 것 같다. 기도를 열심히 하고, 말씀 통독하고, 예배에 빠지지 않고, 십일조를 잘 함으로써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께 칭찬받는 일이라 믿는다. 하나님의 뜻을 묻고, 그분의 말씀을 사모하며, 왕 되신 그분을 예배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마땅히 필요한 모습이며 강조되어야 할 사항이다. 문제는 대계명의 두 측면 중 다른 한 측면인 이웃을 사랑하는 부분이 간과 될 때가 많다는 것에 있다.

풀러 신학교에서 리처드 마우와 제임스 스미스의 지도를 받으며 박사 학위를 받은 ‘카일 데이비드 베넷(Kyle David Bennett)’은 「사랑 연습(Practices of Love)」에서 대계명의 한 축을 잃어버린 한국 기독교인들을 일깨운다. 그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은 대계명에 순종하는 법을 ‘영적 훈련’을 통해 배운다. 진지하고 반복적인 영성 훈련은 매일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무엇인지 드러낸다. 대계명을 두 측면으로 나누듯 영적 훈련을 두 차원으로 나눠본다면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인 ‘수직적 차원’과 이웃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것들을 사랑하게 하는 ‘수평적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카일은 그의 첫 책,「사랑 연습」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는 영성 훈련의 ‘수평적 차원’에 대해 진지하게 다룬다.
그는 불안한 삶과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에 몇주 간 주말 내내 금식을 하고, 성경을 연구하며 기분이 좀 더 나아지길 바란적이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익이 없이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자기 경험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카일은 긍정적 감정을 자극하고 느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현대 기독교 영성의 문제점, 마치 헤로인처럼 자극을 받기 위해 영적 훈련을 하는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꼬집는다. 그후 그는 영적 훈련을 어떻게 하고 어떤 목적을 위해 해야 하는지를 이사야서 58:1~12을 묵상하며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금식했고 하나님께 가까이 갔으나 우리 주위, 옆,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억압했다.”(39p) 많은 이들이 간과해왔던 영성 훈련의 ‘수평적 차원’을 상기시킨다.
카일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우리는 ‘소유, 생각, 먹기, 교제, 말하기, 일, 휴식’에서 이웃 사랑을 훈련할 수 있다. 이웃 사랑의 영성 훈련은 머리, 배, 혀, 손 등 우리의 모든 신체와 지각에서 일어난다. 즉, 영성 훈련은 몸과 습관으로 만들어 갈 삶의 방식의 총체이다. 그의 주장은 매우 옳다. 8장까지 등장하는 7개의 주제를 다루는 통일된 방식은 영적 훈련에대한 설득력을 더한다. 먼저는 주제가 가진 ‘의미’를 간략히 언급한 후 주제 내용이 ‘기형적으로 변했을 때의 두 가지 모습’을 다룬다(기형적인 모습들은 항상 양 극단을 달릴 때가 많다). 다음에 주제별로 ‘올바른 관점’과 ‘이웃 사랑 방법’을 제안하는데 특히 우리의 모범되신 예수님의 행함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마지막으로는 우리의 힘만으로 이 이웃 사랑을 감당할 수 없기에 성령의 인도를 구하는 ‘기도’와 함께 ‘연습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예시들’을 몇 가지 제안한다. 사랑은 실제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킨다.
이정도만 해도 이 책이 주는 가치가 충분해보이는데, 카일은 이 이웃 사랑의 영적 훈련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가져오는 방식이자 공동선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책을 마친다. “우리의 변화된 행동은 다른 사람들 및 그들의 생활 방식에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우리와 이웃이 함께 속해 있는 공동체의 역학에도 영향을 끼친다...우리의 습관, 관행, 전반적 생활 방식은 우리가 사는 사회적 환경의 많은 측면들에 영향을 끼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영적 훈련들을 새롭게 된 문화적 훈련으로 생각해야 한다.”(260~261p) “우리가 하는 작은 일들을 바꿔 이것들이 우리의 이웃을 치유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그것이 우리 모두가 공동선을 추구할 수 있는 방식이다.”(272p)

이웃 사랑이 강조되지 않는 시대, 영적 훈련이 단편적으로 이해되는 시대, 곁에 있는 자들을 사랑하는 것이 세상의 변화에 시작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 시대에 정말이지 필요한 책이 나왔다. 이웃 사랑의 대계명에 순종하기 위한 영적 훈련에 관심이 있는 자, 제임스 스미스의 문화적 예전에 관심 있는 자, 다양한 주제 영역(소유, 생각, 먹기, 교제, 말하기, 일, 휴식)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 지 고민되는 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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