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다움 - 당신을 위한 에베소서
리처드 코킨 지음, 장성우 옮김 / 두란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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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가 서비스직으로 돌아선지 어느덧 수십년, 고객 확보를 위해 달려오다보니 

언젠가부터 잃어버리게 된 '교회다움(엡1:23)'. 애석하게도 제자는 없고, 손님만 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 글을 갈무리할겸 나의 생각을 되새겨보니 

위의 글상자와 같은 내용이 흰 종이에 남아 있었다. 굉장히, 슬픈 이야기다.

현재 교회의 목회자로 살아가는 내 인생에는 교회는 언제나 아픈 손가락이고

기도의 대상이며, 걱정과 근심의 공동체이다. 바울도 이런 심정이였을까?


젊은 목회자인 나는, 교회를 사랑한다. 주님의 몸된 교회가 나를 길렀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은혜가 은혜됨' 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실, 나는 바울에 가깝기보다는 나이와 성격, 여러 형편에 맞춰보자면

디모데에 훨씬 가까운 사람이다. 날마다 '연소함(딤전4:12)' 과 싸우고 있기에.


특히, 바울이 디모데와 디도에게 쓴 편지를 사랑하며. 역시 여러 교회의 성도들에게

쓴 나머지 편지들도 마치 동시대를 살아가는 자에게 받은 마음으로 늘 읽어낸다.

여지껏, 바울과 같이 내 앞을 지도해주는 뚜렷한 존재가 없었기에 바울은 멀지만

늘 가까이두고 찾게 되는 신앙의 선배이자 아버지 같은 묵직한 존재다.


나에게 실망하고, 교회 공동체의 아픔에 눈물 흘릴 때 찾아가 호소하고픈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그럴 때마다 바울의 편지를 꺼내 읽는다. 그가 마주한

문제를 공감하며,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지혜와 은사, 그보다 큰 은혜들로 고난을

이겨내는 모습에서 나는 쓰러졌다 다시 일어설 힘을 얻기 때문이다. 


에베소서는, 교회를 사랑하고 섬기는 자들에게 쓰는 편지라고 한다.

그래서 그 안에 위로가 많고, 바울의 따뜻한 심성을 자주 느낄 수 있다

(확실히, 고린도전후서랑 다르다 ^^) 저자는, 마치 두기고처럼. 디도와

디모데처럼. 바울의 편지를 전달하는 자다. 21세의 언어로 번역했을 뿐.


복음의 진수를 자세히 정리해놓은 1부와, 복음의 행함을 섬세하게 권면하는 2부는

페이지를 넘겼다가 다시 되돌아가를 반복할만큼 유용하고 탁월하다. 솔직하게

나와 같은 설교자에게는 굉장히 유용한 자료이자, 도움이 되는 스승의 편지 같다.

책을 읽다보면, 겁도 없이(?) 에베소서 전체를 강해하고픈 자신감이 샘솟는다(웃음).


현재, 갈라디아서를 붙잡고 청년들과 연속 설교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 여름의

끝자락에는 에베소서를 함께 펼쳐보아야겠다. 그들에게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인한 풍성한 은혜를 이야기하고, 그 은혜를 누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음은

하나님이 부르신 목회자됨의 겸손한 특권이 아닐까 자부해본다. 생각만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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