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 - 삶의 깊은 변화를 동반한 제자의 길 Emotionally Healthy 시리즈 4
피터 스카지로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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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실패담을 남에게 발설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님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많은 사람들이 보게끔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목적이 있다면 가능하다. 나의 실패를 거름 삼아 누군가 그 실패를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면 내 실패를 드러냄은 유익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대게 '정서적으로' 건강하다. 자신의 실패나 약점 드러내기를 그 자체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소중한 자동차 키를 가시덤불에 빠뜨렸다고 하자 보통은 주저하기 마련이다. 입구에서 손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도구가 될만한 게 없는가 살핀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보이는 평범한 반응이다. 그러나,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여기서 좌절감을 느낀다. 내가 좀 더 신중하지 못했음을 탓하며, 손을 넣었을 때 다칠 상처를 생각해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상처 없이는 얻을 수 있는건 없지!" 하며 주저 하지 않고 덤불 사이에 손을 쑥 집어 넣는다. 그리고, 이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 낸다! 그리고, 손에 생긴 생채기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오히려 집으로 돌아가 자랑한다. 한국 정서로 이런 사람이 조금 철이 없어 보일 순 있지만, 이런 정신을 가진 사람만큼 건강한 사람도 없다. 책을 읽고 난 후 피터 스카지로가 이런 사람처럼 보였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자체만으로 책이 목적한 바를 (적어도 내게 있어선)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 한국 교회의 실패 이야기는 이제 지겹다. 이제 실패의 현장과 그 원인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주일학교 꼬맹이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제는 한국 교회의 성공 이야기가 그립다. 60-80년대의 대형 교회와 같은 성공 모델이 아니라, 이전엔 없었던 하나님 나라의 형상이 투영된 성공말이다. 이제는 건강하고 싶다. 이제는 좀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교회이고 싶다. 상식이 통하고, 말이 되는 교회로 살고 싶다. 이 책은 그런 소망을 포기하지 않고, 냄새 나는 똥밭에 손을 쑥하고 넣을 수 있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나와 당신이 있는 그 자리, 그 교회, 그 십자가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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