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라는 선물 - 우리 몸에 새겨진 복음의 경이한 한 몸의 의미
폴 브랜드.필립 얀시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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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취하고 있는 이 육신이

선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과감히 인정하도록 만드는 책.

 

인도에서 사역하는 선교사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는 정형외과 의사로서 몸에 대한 전문적이고 신학적인, 그러면서도 감성적인 통찰을 제시한다. 정말 그가 경험하고 묵상한 모든 것들이 지혜롭게 어우러져 있는 텍스트를 읽고 있노라면, 감히 인격적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진다. 그 글에 진정 생명이 담겨 있다. 저자의 언어들이 나의 머리와 가슴을 두드리기 십상이고, 그 동안에 내가 써내려갔던 수많은 글들은 또 딱딱했던 것이었음을 되살펴보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하나님의 형상에서부터 시작하여 인간의 몸 전체의 연합, 피부, , 혈액, , 근육, 반응, , 신경계, 호르몬 등이 영적인 몸인 교회와 연관되어 묘사되고, 그 끝은 계속해서 현존하는 성육신개념이 차지한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의 몸에는 신적인 원리, 즉 하나님의 복음이 분명하게 새겨져있다는 생각에 기인한 것이다. 저자는 그것을 의료 경험과 연구 결과로 확고하게 경험했다. 포기할 수 없는 복음이 그를 통해 증거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3개월 전, 우측 발목 인대 파열과 함께 골절상을 입어 아주 작은, 정말 손톱만큼 한 뼛조각으로도 전혀 걸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몸이라는 것에 대해 얕게나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무언가를 고통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였던 나였는데 이 책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무언가에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감사라는 것을 친절히 알려주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해 자신의 몸이 아스러져 가는 것을 모르는 한센병 환자들의 실태가 그 예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인간의 몸은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종교신학적으로는 정욕에 휩싸여 쉽게 죄를 범하는 도구처럼 여겨져 왔고, 철학적으로는 영혼에 반대되는 것으로 고결함과는 거리가 멀어지기도 했다. 우리의 인식은 발전을 거듭했다고 하나, 몸은 언제라도 소유자 멋대로 취할 수 있는 것이 되기 마련이다. 비약적일 수는 있겠으나 몸에 대한 감사가 충만하다면 자해와 자살을 방지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결국 몸은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지막에 아빌라의 테레사가 한 말을 인용하며 책을 끝낸다. 나 또한 동일하게 매듭 짓고자 한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몸 말고는 몸이 없으시고, 이 땅에서 당신의 손발 말고는 손발이 없으시다. 그분은 당신의 눈으로 세상을 긍휼히 바라보시고, 당신의 발로 걸어가 선을 행하시고, 당신의 손으로 온 세상에 복을 주신다. 당신이 그분의 손과 발과 눈이다. 당신이 그분의 몸이다. 지금 이 땅에서 그리스도는 당신의 몸 말고는 몸이 없으시다.” 아멘.

가장 약하고 무력한 동물이 우주의 주님을 상징하는 이 아이러니를 자칫 놓치기 쉽다. - P250

지상의 시간을 기리고자 그분이 택하신 기념품은 바로 흉터였다. - P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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