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듣는 법 - 분별과 은혜
김형익 지음 / 두란노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듣는 것이 익숙하여
듣는 법을 놓치진 않았는지,
그런 자신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인간의 눈이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항시 떠서 사물과 현상들을 관찰하는 것처럼, 귀 또한 쉬지 않고 만물의 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들 중 어떤 것은 무의미하게 우리를 스쳐지나가지만, 다른 어떤 것은 우리의 머리와 가슴에 새겨져 그 삶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충분히 ‘듣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듣고자 하는 대상과 내용에만 집중을 하도록 이끈다. 그러나 우리는 듣는 주체인 우리의 상태와 그 듣는 방식을 다듬는 것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저자는 기독교인이라면 당연히 경험하는 ‘설교’를 대상으로, 바로 앞문장의 내용-듣고자 하는 대상, 대상이 전달하는 것, 듣는 주체, 듣는 방식 등-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듣는 법’을 성서를 근거로 하여 제시한다. 최소 일주일에 주일 공예배 한 번을 드린다고 했을 때마저, 우리의 금쪽같은 시간은 상당히 소요된다. 절대 허투루 보낼 수 없는 귀한 시간이다. 더욱이 설교를 하나님의 대언자인 설교자를 통해 그 분의 말씀이 선포되는 시간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일분일초도 절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설교는 일반적인 강의 시간이 아니다. 하나님의 이야기들이 영적으로 우리 가슴에 심기어지는 은혜의 순간이며 그것을 전달 받는 장애물이 없으면 없을수록 더욱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시간이다. 그 듣는 자들로 하여금 설교에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듣는 자들의 믿음과 분별, 그리고 순종함이 있는 설교는 마땅히 설교로 작용한다. 늘 내 눈 속의 들보를 보지 못하고 남 눈 속의 티를 먼저 보는 습성을 가진 우리는 설교자를 책망하기 바쁘다. 그러나 저자는 설교의 강력함은 오롯이 설교자와 설교를 듣는 자들이 함께 나아감에 있음을 역설한다.
책에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설교를 듣는 법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설교를 듣는 자들을 향한 권면은 충분하지만 위로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부터 극심한 물질적‧육체적‧정신적 피해를 받는 이들의 상황을 더욱 분석하고 그 처한 마음을 조금 더 헤아리는 깊이 있는 장과 단락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설교 듣는 법을 모르는 것에 대한 가르침보다 그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공감이 더욱 우선되어야 할 과제 같이 느껴진다.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우리 하늘 아버지께서 이미 아신다.(마6:8,32) 우리가 듣고자 하는 것은 어떤 것을 향하고 있어야 할까? 무엇을 들을까 무엇을 취할까 고민하고 있다면 과감히 내려놓고 이 책을 통해 천천히 발견해보자!


우리는 사람에게 너무 집중합니다. 설교자의 의도, 설교자의 생각을 묵상하지 마십시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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