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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용의 대격전 ㅣ 천천히 읽는 책 20
신채호 지음, 이주영 글 / 현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현북스 신간 <용과 용의 대격전>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소설 <용과 용의
대격전>을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이주영이 동화시로 풀어썼다.
1928년 쌍둥이 용을 주인공으로
쓴 소설이다.
옛날 옛적에 하늘나라의 상제가 사람들한테 믿음과 높임을 받아
상제에 오르고 나서 5년 되던 해에 태어난 괴물이 쌍둥이 용이었다. 한 마리는 드래곤이라 불리고, 다른 한 마리는
신국 구름 궁전을 지키는 대장이며 동양 총독을 겸한 미리였다. 둘의 이름은 달랐으나 한자로는 다 용(龍)이라고
한다.
미리는 동쪽 땅에 있는 조선, 인도에서 자라나
동쪽을 다스리며 상제에게 복종하고 지배 계층이 시키는 대로 하는 앞잡이들이 미리를 떠받들었고 드래곤은 서쪽 땅에 있는 그리스, 로마,
영국에서 자라 종교나 도덕이라는 굴레에 매이지 않으며 반역자, 혁명가들과 사귀며 민중과 함께 해
왔다.
같이 태어났으나 자라는 환경이 다르니 미리와 드래곤의 심성
또한 달랐다.
신채호 선생이 이 글을 쓴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였다. 3.1운동 이후 일본의 억압은 문화통치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조선인들에 대한 탄압은 더욱더 강해졌고, 지식인들 또한 친일파로 돌아서는 이들이 꽤
되었었다.
미리를 민중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일본 정부와 지배 계층의 대표로
보고, 민중 편에 서서 민중의 목소리와 행동을 이끄는 대표로 드래곤을 내세운 것으로 짐작이
된다.
드래곤을 내세운 민중들은 지배 계층을 몰아내고 지구 민국이라는 하나의
통일 국가를 세운다.
민중들이 가져다준 음식만을 먹고 호의호식하던 신국의 상제와 귀신들은 더 이상 이전의 생활을 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들은 민중들에게 구걸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미리를 지구로 내보낸다.
미리가 지구에 내려간 사이, 환각에 시달린 상제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상제를 찾아
나선 천사는 흙으로 빚어 만든 용머리 미리를 다시 만나지만 이제 신국의 세상은 끝났다고 전쟁을 일으켜 사람들의 목숨과 행복을 빼앗고
짓밟으며 얼마나 나쁜 짓을 했냐고 이제 민중은 고양이가 되었고 과거 모든 지배자는 쥐가 되었으니 쥐구멍에서 상제를 찾아보라고
말한다. 이에 천사는 드래곤의 시대가 왔다는 소리를 들으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선과 악이
뚜렷한 결말을 내보이며 강자와 약자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 약자가 강자를 밀어내고 새로운 세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신채호
선생이 일제 강점기 시대를 치열하게 살면서 간절히 난 바란 바다.
민중들이
이루고 건립한 지구 민국이 그것이다. 비록 선생은 조선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선생이 생각한 나라에 다가가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덜 송구스러운 것 같다.